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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힌드라 20년사, 쌍용차 미래가 보인다
한지원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실장

민주통합당이 쌍용자동차 국정조사 요구를 내려놓는 모양새다. 민주통합당은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국정조사를 막고 있으니 우선 여야협의체를 만들어 마힌드라·정부와 해고자 복직 문제를 다루는 것이 실리적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 생각에 쌍용차의 현재 주인인 마힌드라와 점잖게 대화해서 해고자 문제를 푼다는 민주통합당의 구상은 상대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이다. 잠시 마힌드라에 대해 살펴보자.

트랙터 등 농업용 차량과 삼발이 오토바이를 주력 상품으로 하는 마힌드라는 지난 20여년간 종합 자동차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해 왔다. 이를 자체 기술력으로 해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마힌드라가 취한 방식은 인도시장에 진출하기를 바라는 미국·유럽 자동차 회사들과 합작사(조인트벤처)를 설립해 함께 사업을 하면서 곁에서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었다.

첫 시작은 포드와 함께했다. 95년 10월 마힌드라는 50대 50의 지분으로 합작사를 설립해 인도 현지에서 포드 에스코트(Escort)를 생산했다. 그러나 둘의 관계는 98년 3월, 30개월 만에 사실상 끝났다. 포드는 합작사를 통해 현지에서 많은 차를 팔기를 희망했지만 마힌드라가 원한 것은 기술습득이었지 판매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마힌드라는 300명에 가까운 기술자를 합작사에 보내 생산기술을 습득했다. 이후 해당 기술자들을 이용해 4년 뒤인 2002년 마힌드라의 첫 번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스코피오 개발에 성공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문제가 있었다. 2000년대 중반부터 대부분의 선진국 자동차회사들은 SUV에도 차체와 프레임을 하나로 생산하는 모노코크 기술을 이용했는데, 마힌드라에는 그런 기술이 없었기 때문이다. 프레임과 차체가 따로 제작되는 마힌드라 SUV는 인도에서는 그럭저럭 통했지만 세계적 SUV 기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2005년 르노와의 합작이었다. 마힌드라는 같은해 10월 르노와 합작사를 설립해 인도에서 르노의 대표 승용차 중 하나였던 로간을 생산했다. 하지만 르노 합작사 역시 포드 합작사와 마찬가지로 판매는 매우 부진했고, 4년 반 동안 엄청난 적자 끝에 결국 2010년 4월 사업을 종료했다.

물론 마힌드라는 이득을 챙겼다. 마힌드라는 르노의 합작사 지분을 인수하는 대가로 르노 소형차 플랫폼에 대한 사용권을 얻어 냈다. 베리토라는 소형차를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더불어 포드에게서 습득하지 못한 모노코크 기술을 배워 1년 뒤인 2011년 9월에는 XUV500이라는 모노코크 방식 SUV를 처음으로 생산했다.

그렇다면 XUV500과 같은 SUV로 마힌드라가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을까. 아니다. 마힌드라의 자동차는 겉모양은 그럴듯했지만, 자동차의 핵심이라 할 파워트레인(엔진과 변속기) 부분은 여전히 세계시장에 한참 뒤떨어져 있었다. 마힌드라의 자동차는 속 빈 강정에 불과했다.

그런 상황에서 2011년 마힌드라가 선택한 것이 바로 쌍용차였다. 마힌드라는 2009년 경제위기 와중에 망한 유럽의 자동차기업들을 노렸지만 번번이 중국기업과 인도 경쟁사인 타타자동차에 밀렸다. 쌍용차는 독자적인 엔진기술을 가진 데다, 당시 시장에 매물로 나온 자동차기업들 중 가장 저가에 인수할 수 있는 기업이었다. 2010년 말 닛산이 쌍용차를 인수한다는 말이 있었지만 결국 닛산보다 더 큰 베팅을 한 것은 엔진기술이 다급했던 마힌드라였다.

2011년 쌍용차를 인수하자 마힌드라가 처음으로 한 일은 인도 차칸공장에 렉스턴 조립공장을 짓는 것이었다. 쌍용차에서 반조립 형태로 렉스턴을 가져가 현지에서 조립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또한 2011년부터 신차 개발 프로젝트는 단 한 건 A150(최근 출시된 코란도 투리모스)만 승인했다. 개발 대부분은 엔진 관련 프로젝트에 집중됐다. 최근 마힌드라가 9천억원을 들여 개발하겠다고 밝힌 것도 대부분 엔진개발 프로젝트다. 마힌드라는 특히 소형 디젤엔진 개발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개발비 9천억원은 인도에서 오는 돈이 아니다. 대부분 국내에서 충당될 것으로 예상된다.

95년 포드와 2005년 르노, 그리고 2011년 쌍용차까지…. 마힌드라는 합작사든 인수합병이든 목표가 명확했다. 바로 기술획득이다. 마힌드라와 인도에서 합작한 회사들은 단 한 번도 이득을 낸 적이 없었다. 위에서 이야기한 포드와 르노 외에도 미국의 트럭 전문업체 나비스타 역시 2007년 합작사를 설립했지만 적자만 본 채 지난해 12월 합작사를 정리했다. 마힌드라는 이 과정에서 대형 디젤엔진에 대한 사용권을 획득했다.

쌍용차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것은 과거를 청산하자는 게 아니다. 지금도 진행 중인 ‘먹튀’의 구체적 실체를 파악하고 그것을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자는 것이다. 중국 상하이차와 인도 마힌드라는 방식의 차이만 있을 뿐 근본에서 큰 차이를 찾기 힘들다.

쌍용차 국정조사는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한 투자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또다시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실장 (jwhan77@gmail.com)

한지원  jwhan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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