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자은 기자

KT 전직 임원들이 “KT가 공공적 책임을 회피하고 수익 극대화에 몰두하고 있다”며 KT에 사회적 책임 강화를 촉구했다. 통신사업의 사회적 책임 경영 포럼(대표 구본철)은 14일 오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1차 포럼을 개최하고 “국민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고 중소기업과 공존하는 통신서비스 정책을 제안하고자 포럼을 기획했다”며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KT가 앞장서 국민들에게 공공적인 통신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통신사업의 사회적 책임 경영 포럼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정책대안을 제시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모임이다. KT 전직 임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공공성 강한 기업은 고용책임 명문화”

이종탁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발제를 통해 "KT는 막대한 매출액과 엄청난 순이익을 내면서 상상을 초월하는 외국인 배당을 하고 임원 보수를 늘렸다"며 "다른 한편으로는 퇴직프로그램을 가동해 노동자를 퇴출시켰다"고 비판했다.

KT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2년 이사의 보수한도는 14억5천만원에서 2010년 65억원으로 네 배이상 뛰었다. 반면에 인건비 총액은 같은 기간 2만2천51억원에서 1만8천265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97년 5만9천명이던 직원은 2009년 3만여명으로 절반이 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선임연구원은 “KT 노동자의 사망원인에서 순환계질환이 압도적으로 높은데 이는 스트레스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며 “수조원을 외국자본에 배당할 여력이 있다면 최소한 죽음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9년 19명, 2010년 17명, 2011면 16명의 KT 직원이 재직 중 돌연사·자살·각종 암으로 사망했다. 그는 “고용에 대한 기업의 책임 KT의 경우 공기업이나 공공성을 강조하는 곳은 통신·철도와 같이 공공성이 강한 기업은 전기통신사업법이나 철도사업법에서 고용안정성과 고용책임을 명시해야 한다”며 “구조조정이나 희망퇴직 요건을 엄격하게 규정하고 경영참여 구조를 노동자와 소비자까지 확대해 공적구성을 담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신비 인하, KT가 앞장서야”

지난해 9월 KT 본사에서 부진인력 퇴출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했다고 양심선언한 박찬성 포럼 연구위원은 “KT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비통신 계열사를 21개로 늘렸지만 15개가 적자기업이며 통신시장 경쟁력을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재벌의 문어발 경영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재벌의 수익 극대화를 위한 기업 인수합병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상임이사는 “KT 민영화 이후 소유의 민영화는 실현됐지만 경쟁체제 도입을 통한 소비자 후생에 기여한다는 목표는 사실상 실패했다”며 “끊임없는 낙하산 인사로 인사는 관영으로 취급되고 통신정책은 독과점 심화로 귀결됐다”고 진단했다.

구본철 포럼 대표는 “불이익을 감수하고 한 회사와 경영진을 타깃으로 분석하고 비판하는 것은 그 회사의 지배구조와 경영진의 행각이 어떻게 국민생활경제에 영향을 주는지 적나라하게 보여 주기 위한 것”이라며 “KT가 앞장서서 최소한 가입비와 기본료를 폐지해 국민의 통신비 부담을 덜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KT는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회사이기 때문에 다른 두 통신사보다 사회적인 책임이 무겁게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포럼은 통신산업의 제도적 개혁방안을 담은 정책제안서를 이번주 내에 인수위에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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