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유관기관노조

"지부별 공동단협을 쟁취하고 대정부 교섭을 위한 다각적 방법을 모색해 대화의 물꼬를 트겠습니다."

류기섭(45·사진) 공공연맹 노동부유관기관노조 위원장의 취임일성이다. 류 위원장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용산 노조사무실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나 "정책대안자로서 역할을 하는 강한 노조를 건설해 정부부처 최초의 소산별노조로서 모범적인 선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류 위원장은 이달 8일 경선으로 진행된 3대 임원선거에서 50.7%를 얻어 당선됐다. 임기는 당선일부터 2014년 12월31일까지다. 류 위원장은 노조 설립멤버이자 2기 집행부 사무처장을 지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지부 출신이다. 그는 "과거 노동부출연기관노조협의회에서 산별전환을 추진하며 노동노조 역사와 함께하고 있는 원년멤버로서 감회가 새롭다"며 "당선의 기쁨보다는 공공부문 노동운동에 좋은 선례를 남기기 위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정부 최초 소산별노조 계승·발전”

류 위원장은 선거 슬로건으로 '현장에 뿌리를 둔 강한 노조 건설'과 '정부부처 최초의 소산별노조 계승·발전'을 내걸었다. 그는 "지난 3년 반의 경험을 토대로 노조가 초심을 잃지 않고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위원장으로 출마했다"며 "그간의 활동이 노동노조를 알려 내고 위상을 강화했다면 앞으로는 사회공공성을 견인해 대국민 서비스를 개선하는 활동에 주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노조는 최근 추진 중인 환경부유관기관노조 설립과 다른 정부부처 산하 노조들이 소산별노조를 건설하는 데 롤모델이 되고 있다. 그 밖에도 소산별노조 건설을 고민하는 다양한 업계 종사자들이 노동부유관기관노조의 경험에 대해 교육을 요청하는 일이 부쩍 잦아지고 있다. 류 위원장이 당선소감으로 '책임감'을 강조한 이유다.

그는 집행부의 핵심 과제로 대정부 교섭을 꼽았다. 대정부 교섭틀 마련을 위해 산업안전·고용·직업훈련·노사관계 등 분과별 미니교섭과 국회 의정포럼 사업을 구상 중이다. 그간 노조는 고용노동부 담당부처와 지부별 대화는 했지만 공식적인 교섭틀을 확보하지 못했다.

류 위원장은 "조합원들이 수행하는 일이 사회공공성을 유지·강화하는 업무인 만큼 이 같은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대정부 교섭을 실현해야 한다"며 "대정부 교섭에 앞서 노동부와 상시적인 대화채널을 만들고 의정포럼을 발족해 고용노동정책을 바로 세우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노동부와 상시적인 대화채널 만들겠다”

노동조건 개선과 단사 현안도 풀어야 할 숙제다. 노동부 산하기관 종사자의 노동조건은 다른 공공기관에 비해 열악하다. 노동부 산하기관의 평균임금은 공공기관 중에서 하위 20% 범주에 있다. 그럼에도 인력이 부족해 노동강도가 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류 위원장은 △임금·정년 차별해소 △공동 단체협약 쟁취 △성과연봉제·개인별 성과평가 저지를 공약했다.

그는 "아직도 노조 산하 고용노동연수원지부와 한국승강기안전기술원지부에서는 사측이 노조를 대화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아 노사갈등을 겪고 있다"며 "조직력을 강화해 연대의 힘으로 노사관계를 정상화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조합원들에게는 연대를 당부했다. 류 위원장은 "현장이 뒷받침되지 않은 교섭력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과 같다"며 "위원장이 아닌 조합원들이 더 빛나는 노조를 함께 만들기 위해 적극적인 연대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단사 간의 차이를 균형 있게 포용할 수 있는 넉넉함으로 조합원들에게 형·동생 같은 친근하고 신뢰받는 위원장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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