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진중공업 최강서 열사 투쟁대책위원회 구성원들이 8일 오전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노조탄압 중단과 손배가압류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서러워서 왔습니다. 아들이 죽은 지 20일째. 그동안 밥 한 술 넘기지 못했습니다. 아내는 혈압이 올라 죽을 고비를 넘겼습니다. 5살·6살 연년생 손자들은 저녁마다 아빠를 찾으며 웁니다. 아들 죽고 처음으로 바깥에 나온 곳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입니다. 입이 잘 안 떨어졌지만 박근혜 당선인님께 호소했습니다. 제발 우리 아들 장례 좀 치르게 해달라고 말입니다. 회사에서는 아들이 돈 때문에 죽었다고 하는데 자식이 명예회복될 때까지 그냥 있지는 않을 겁니다. 한진중공업하고 전쟁할 각오로 여기에 왔습니다."

8일 오전 인수위가 들어선 서울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앞에서 고 최강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직차장의 아버지 최용덕(64)씨가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민주노조 사수, 손배 158억 철회 사회적 타살, 강제 정리해고와 강제 무기한 휴업이 부른 한진중공업 최강서 열사 투쟁대책위원회'는 이날 인수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수위는 한진중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고인의 아버지 최용덕씨는 "아들의 마지막 월급봉투를 봤더니 기본급이 14만4천원밖에 안 됐다"며 "휴업수당을 받아도 집에 가져오는 돈은 40만원이 안 되는데 그 돈으로 어떻게 살 수 있었겠냐"고 애끓는 심정을 토로했다.

김종인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은 “국제노동기구(ILO)도 수차례 한국정부에 손배·가압류를 시정하라고 권고했다”며 “손배·가압류와 이를 악용한 조남호 회장,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당선자가 최강서 열사를 죽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을 마친 투쟁대책위 관계자들은 면담요청서를 들고 인수위 사무실로 향했지만 정문에서 경찰에 가로막혔다.

한편 금속노조 한진중지회는 이날 "한진중의 158억원 손해배상 소송은 부당하다"는 내용의 탄원서 5천500장을 부산지법에 제출했다. 이달 3일 1만7천장의 탄원서를 낸 데 이어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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