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2일 "목숨을 담보로 하는 투쟁은 지속가능하지도, 정당하지도 않다"며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쌍용차 해고자에게 고공농성 중단을 주문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해에는 고공농성을 비롯해 현재 진행 중인 갈등 상황이 조속히 마무리되면서 모든 분의 상처가 치유되고 희망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56년 만의 강추위 속에 무엇보다 귀한 인명을 소중히 생각해야 한다"며 "인도적인 관점에서 노사 모두에게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그동안의 농성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고 정치·사회적인 이슈화도 됐다"며 "이제는 지상으로 내려와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공농성을 풀고 내려오면 정부 역시 교섭을 적극 중재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쌍용자동차 무급휴직과 현대차 사내하청·유성기업·현대아파트 경비관리원 등 고공농성 중인 현안 사업장을 하나씩 거론하며 사태 진행상황과 전망을 설명했다. 이 장관은 그러나 "최근 근로자 자살사건을 현 정부의 노동정책과 연결하려는 일부 주장이 있는데, 근거도 없고 비약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한진중공업 노조간부였던 고 최강서씨가 유서에 손배·가압류 문제를 언급하긴 했지만 개별 노동자가 아닌 노조에 제기한 소송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또 대학노조 한국외대지부장이었던 고 이호일씨와 현대중 사내하청 노동자였던 고 이운남씨의 죽음은 "노조탄압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노동계가 촛불집회·희망버스·시국대회로 몰고 가려고 하는데,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이 장관은 "근로자 자살은 대단히 안타깝고 유가족들의 고통도 클 것"이라며 "기대감 상실에 따른 좌절과 분노, 경제적 어려움 등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인명을 포기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도 최선을 다해 일자리를 늘리고 질을 높여 새해에는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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