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의 노동이슈 2위 '철탑농성' 불법파견 인정 등을 촉구하며 현대자동차 해고자 최병승씨와 천의봉 비정규직지회 사무국장이 울산 현대차 명촌 정문 앞 철탑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평택에선 국정조사와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는 쌍용자동차지부의 철탑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만장을 든 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앞 철탑을 지나고 있다. 정기훈 기자
노사정 전문가들은 올해의 사건으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올해의 인물로 최병승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해고자를 꼽았다. 사회적 지위나 이념적 지향에 있어 대척점에 있는 두 인물이 올해 노사관계에 적지 않은 파급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매일노동뉴스>가 지난 17~20일 노·사·정 관계자와 노동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2012년 10대 노동뉴스’를 설문조사한 결과다. 이번 조사는 응답자들이 주요 뉴스를 10개씩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64명이 선택한 ‘박근혜 후보 대통령 당선’이 1위에 올랐다. 응답자들은 보수진영과 고령층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당선된 박근혜 당선자가 향후 노사관계와 노동정책에 미칠 영향에 주목했다.

2위는 철탑에 오른 노동자들과 현대차 사내하청·쌍용차 정리해고자, 전북버스 조합원(59표), 3위는 SJM 파업과 컨택터스 용역폭력 사태(54표)가 차지했다. 4위는 쌍용차 노동자 23번째 죽음과 김정우 지부장의 41일간 단식농성, 새누리당 대선 뒤 국정조사 수용(50표)이 선택됐다.

5위는 쌍용차 청문회서 노조파괴 시나리오 창조컨설팅 부당노동행위 의혹 증폭(47표), 6위는 대법원 사내하청 노동자 최병승씨 현대차 정규직 확정 판결(45표)이 선정됐다.

올해도 쌍용차 정리해고 후유증과 현대차 불법파견 논란이 계속됐고, 창조컨설팅과 컨택터스로 대변되는 노조파괴 시나리오의 실체까지 드러났다. 복수노조 허용을 계기로 어용노조가 증가하는 가운데 사용자의 노조탄압 논란이 극심한 한 해였다.

7위부터 10위에는 산업 전반과 노동운동에 영향을 미치는 굵직한 현안이 선정됐다. 7위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직·간접고용 비정규직 7천598명 정규직 전환, 1·2차 비정규직 대책 발표(40표)가 올랐다. 8위는 국내 완성차 노사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 합의(39표), 9위는 사상 초유 방송3사 공동파업과 MBC 170일 최장기간 파업(38표)이었다. 10위는 정치방침 갈등에 밀려난 이용득, 직선제 논란에 밀려난 김영훈(35표)이 각각 꼽혔다.

10대 노동뉴스와 함께 조사한 올해의 인물 1위에는 현대차 불법파견 논란의 중심에 있는 최병승 현대차 사내하청 해고자가 선정됐다. 응답자 63명이 그를 지목했다. 이어 2위 창조컨설팅(57표)·3위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56표)·4위 이채필 고용노동부장관(54표)·공동5위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51표)·공동5위 박원순 서울시장(51표)·공동7위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50표)·공동7위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50표)·9위 이용득 전 한국노총 위원장(49표)·10위 김재철 MBC 사장(48표)이 순위에 올랐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대선 이후 노동자들의 잇단 자살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명박 정권 5년간 고용불안과 노조탄압을 경험한 노동자들이 정권교체의 희망이 좌절되자 삶을 포기하기에 이른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 주어진 첫 과제는 노동자들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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