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장의 풍경사진 혹은 인물사진. 2012년 노동의 초상이다. 보고 또 봐도 이해할 순 없다니 추상이다. 유행처럼 번진 ‘희망’ 한 마디 저마다 품고 사람들 희망텐트촌이며 희망캠프를 열었고, 희망뚜벅이 되어 희망발걸음 내디뎠다. 누군가는 대법원 판결에서 일단의 희망을 봤고 철 따라 목소리 드높던 정치인의 약속에서 희망을 찾기도 했다. 그리고 이 겨울 사람들은 초상을 치른다. 국민 대통합이며 민생을 약속한 어느 권력인수자의 추상같은 선언에도 죽음이 잇따른다. 내려올 길을 몰라 이제 그 너머 산이며 공장 굴뚝과 더불어 변치 않을 풍경이 돼 버린 자들이 오늘도 줄 매달아 똥을 내린다. 상가에 다녀온 사람들이 꾸벅 졸다 말고 그 줄에 식은 밥을 올린다. 작업복 위에 상복 걸친 사람들 문 닫힌 공장 대신 상가를 지킨다. 그 언젠가 희망버스 다니던 노선 따라 행진한다. 굴다리 위 움막에서 홀로 버틴다. 또 어디 곳곳에 오래 버텨 이미 풍경인 사람들. 10년이면 이 살풍경도 좀 변하려나. 기다릴 순 없어 비상구 찾는 사람들의 초상이다.
사진·글=정기훈 기자 photo@

 

▲ 박근혜 제18대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8월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로 선출된 직후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 고 최강서씨의 빈소를 지키던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이 장례식장 비상구에 서 있다.


 

▲ 지난 19일 광화문 광장에서 고 박정희 대통령의 초상화를 들고 환호하는 사람들.


 

▲ 고 이운남씨의 영정 따라 사람들이 행진하고 있다. 울산 현대중공업 앞.


 

▲ 홍종인 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지회장이 공장 인근 굴다리 천막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울산 현대자동차 명촌정문 앞.


 

▲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앞.


 

▲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고 최강서씨의 사진 앞에서 울고 있다.


 

▲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한혜경씨의 어머니가 피해 사례 증언을 하던 중 울고 있다.


 

▲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이 집회 도중 눈물을 닦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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