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 경기도 안산에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 SJM에서 노조파괴를 주도했던 회사 임원과 경비용역업체 컨택터스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노조를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 파괴의 대상으로 보는 등 법행경위가 매우 나쁘다"며 민아무개 전 SJM 이사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노조파괴를 시도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다른 사업장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6일 금속노조에 따르면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2단독(판사 문홍주)은 지난 14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과 경비업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SJM 민아무개 전 이사와 컨택터스 실제 운영자 서아무개씨, 구아무개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컨택터스 팀장 2명에게는 징역 3년에 벌금 200만원이 선고됐다.

문홍주 판사는 "피고인들이 노동조합을 무력화하기 위해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공모했으며, 노조를 협상의 대상이 아닌 파괴의 대상으로 보는 등 범행경위가 매우 나쁘다”며 “이 사건으로 인해 노동자 40여명이 다쳤으며 일부는 전치 12주의 상처를 입는 등 피해가 중한 점을 고려할 때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민 전 이사는 컨택터스와 계약을 맺고 지난 7월27일 새벽 사업장에 용역경비 수백여명을 투입해 폭력을 행사하도록 사주한 혐의로, 컨택터스 대표 등 4명은 현장에서 경비용역들을 지휘하면서 폭력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직장폐쇄를 하고 용역경비를 투입해 폭력을 행사하는 방식의 노조파괴에 실형이 선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신브레이크나 발레오만도·유성기업 등 노조파괴 사업장에서는 사용자들이 대부분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는 등 기소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KEC는 약식명령으로 기소됐으나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노동계는 법원의 이번 판결로 작장폐쇄와 용역경비 투입을 통한 노조 무력화 시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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