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불법파견 문제가 비정규직과 회사 간 물리적 충돌로 이어졌다. 그런 상황에서 현대차가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채용공고를 강행해 파장이 예상된다.

16일 금속노조에 따르면 지난 14일 현대차 울산·아산·전주공장 비정규직지회는 주간 6시간·야간 8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이어 사측이 파업 중인 비정규직이 근무하던 생산라인에 대체인력을 투입하면서 이를 저지하는 비정규직과 몸싸움이 벌어졌고, 수십 명이 다쳤다.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는 "1천여명이 파업에 돌입해 울산·아산·전주 7개 공장에서 가동이 중단되거나 대량불량이 발생했다"며 "사측의 대체인력 투입을 막는 과정에서 지회 조합원 32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13일 열린 불법파견 특별교섭에서 2016년까지 사내하청 노동자 3천50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방안을 내놓아 비정규직의 반발을 샀다. 지회는 "회사 입맛에 맞는 3천500명을 신규채용하고, 나머지 1만여명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굴레에 묶어두려는 술수"라고 비판했다.

회사는 특히 노사가 충돌한 14일 울산·전주·아산공장에 "정규직 생산근로자 000명을 채용하겠다"는 공고를 냈다. 회사가 제시한 지원자격은 △현대차 사내하도급업체에 재직 중인 자 △고등학교·전문대 졸업자 및 동등 학력 이수자 △병역필 또는 면제자 등이다. 현대차는 17일부터 28일까지 지원서를 받아 서류전형과 인성검사 및 필기시험, 면접과 건강검진을 거쳐 합격자를 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규직 자연감소 인원을 충원하기 위한 이번 채용에서는 420여명이 채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가 불법파견 문제로 노사갈등이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일방적으로 신규채용 공고를 내면서 비난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회사가 사내에 부착한 채용공고문을 모두 철거하며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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