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단일화 TV토론을 실시하기로 한 데 맞서 단독 TV토론을 한다.

이상일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 대변인은 20일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21일 밤 TV토론을 하기로 함에 따라 우리도 그에 상응하는 토론을 23일 밤에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그동안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에서의 TV토론 실시를 반대해 왔다.

심재철 선대위 부위원장은 지난 19일 "(단일화) 생중계를 한다면 후보로 살아남은 사람한테 공중파를 통한 일방적인 홍보시간을 깔아 주는 것밖에 안 된다"며 "심각한 불공정·불균형을 야기하는 공중파 생중계를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런데 단일화를 두고 실시되는 TV토론을 막을 수 있는 선관위 규정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자 단독 TV토론을 개최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도 노무현·정몽준 후보가 단일화를 위한 TV토론을 실시하고, 이후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단독 토론을 실시한 선례가 있다.

23일로 예정된 토론은 정책공약을 설명하는 자리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일반 국민이 참여해 박 후보와 질의응답을 하는 방식이 예상되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그간 비판이 제기됐던 경제민주화 후퇴 논란과 과거사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도 고려 중"이라며 "방송토론을 통해 준비된 대통령 후보의 모습을 차분히 보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야권단일화 시기가 임박해지자 새누리당은 단일화를 통한 지지세 확장 차단에 골몰하는 모양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라디오 연설에서 "(야권단일화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떻게든 이겨 보겠다는 정치공학적 궁여지책"이라며 "(단일화 논의가 벌어지면서) 정치쇄신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더덕축제를 아무리 화려하게 해도 더덕이 산삼이 될 수는 없다"고 두 후보를 깎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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