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단일화협상에 대해 "닭싸움 수준" "구태정치" 등의 표현을 써가며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단일화 흥행이 확산되는 걸 우려해 'TV토론 불가' 카드를 내놓는가 하면, "야권 후보는 문재인으로 이미 정해져있다"며 김빼기에도 나섰다.

새누리당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중앙선거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야권 단일화 협상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정몽준 공동선대위원장은 "단일화 논의가 국민을 혼란스럽게 만들뿐 아니라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다"며 "후보검증은 물론 미래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실종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무성 총괄본부장은 "안철수 후보가 정치조작과 구태정치의 전문가인 친노세력의 덫에 걸릴 것을 알고 몽니를 부릴 것이고 문재인 후보가 결단을 내리리란 것은 이미 예고했던 일"이라면서 "야권 단일후보는 문재인 후보로 정해지는 수순만 남았다고 보고 대응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철 선대위 부위원장은 "(단일화 토론) 생중계를 한다면 후보로 살아남은 사람한테 공중파를 통한 일방적인 홍보시간을 깔아주는 것 밖에 안 된다"며 "심각한 불공정·불균형을 야기하는 공중파 생중계를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 TV토론에 대해서도 반대한 바 있다.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단독 TV토론을 여는 것으로 합의가 됐다.

이정현 새누리당 공보단장은 이날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야권 후보의 단일화협상을 "닭싸움 수준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힐난했다.

그는 "두 후보가 만나는 것을 보면서 태산명동서일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4년 뒤에 치러질 국회의원 정수 문제가 지금 시급한 문제냐"고 반문했다. 태산명동서일필은 세상이 떠나갈 듯 요동치더니 뛰어나온 것은 고작 쥐 한 마리뿐이라는 의미다.

한편 박근혜 후보는 이날 오전 '한농연 대선후보 초청 농정 대토론회'에 참석해 "고정직불금을 현재 헥타르 당 70만원에서 100만원 이상으로 인상해 농가소득안정에 기여하겠다"며 "농축산물의 유통구조를 생산자-협동조합 등의 생산자 단체-소매점의 3단계로 단순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공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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