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고용노동자들이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를 두고 실망감을 표출했다. 지난 11일 내놓은 안 후보의 공약집 '안철수의 약속'에 실린 특수고용직 관련 대책이 발단이 됐다. 안 후보는 공약집 '특수고용형태종사자에게 고용보험 및 산재보험 적용' 부분에서 "특수고용종사자협회와 같은 별도 단체결성을 통한 공동 문제 해결 보장"을 대책으로 발표했다.

이에 대해 특수고용노동자들은 "특수고용직 단결권과 노조인정을 위해 십 수 년간 싸워 왔는데 이 보다 한참이나 후퇴한 내용을 공약으로 내놨다"고 성토했다.

학습지노조와 건설노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등 특수고용·비정규직노조 조합원들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공평동 안철수 캠프 앞에서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단체협상 원상회복과 해고자 전원복직을 위해 싸우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안 후보의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고 소리 높였다.

강종숙 학습지노조 위원장은 이날 대회에서 "250만 특수고용직에 대해 고작 두 줄짜리 대책을 내놨지만 이마저도 노조를 인정을 하지 않는 것으로 채워졌다"며 "민주노총 출신 간부들이 캠프에 있는데도 어떻게 이런 공약이 나올 수 있냐"고 지적했다.

유명자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장은 "비정규직을 탄압한 박성훈 재능교육 회장이 안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며 "이에 대한 안 후보의 입장도 묻고 싶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안 후보와 부산고교 동창이다.

대회 참가자들은 "특수고용직에 대한 안 후보의 정책은 이명박 정권과 별반 다르지 않은 입장"이라며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해 목숨을 내걸고 싸워 온 특수고용직의 투쟁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회 참가자들의 성토는 안철수 캠프 관계자들과의 면담에서도 계속됐다. 이에 대해 이용식 안철수 캠프 노동연대센터 대표는 "노동공약이 충분히 준비되지 못한 상태에서 일자리포럼에서 준비된 내용이 공약집에 담겼다"며 "센터에서 준비한 노동공약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발표될 노동공약에는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법·제도 개선과 정리해고 요건 강화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의 투쟁은 오는 23일로 1천800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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