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환기업노조(위원장 홍순관)가 최용권 회장을 횡령과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삼환기업은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자금난을 겪어 오다 올해 7월 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뒤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노조는 1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 회장은 건설현장별로 1천만원에서 2천만원씩 횡령하는 등 10년에 걸쳐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며 "횡령 및 배임행위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노조는 올해 8월 청와대에 최 회장 수사를 진정한 바 있다. 이후 노조는 최 회장에게 경영정상화를 위해 경영퇴진과 전문경영인체제 도입, 총수 일가 주식의 무상감자, 사재 출연을 요구했다. 하지만 최 회장은 노조의 요구를 거부하고 이달 14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 회장은 계열사 간 부당거래를 하고, 개인회사에 불법적으로 이윤을 챙겨 주는 등 배임행위를 했다"며 "수없이 많은 불법행위를 통해 기업을 부실화시킨 만큼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반발했다.

홍순관 위원장은 "기업의 발전을 고민하기보다 개인의 이익만을 위해 불법·독단경영을 일삼은 최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다"며 "사법당국은 재벌총수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기자회견 직후 주식취득자금 소명서와 차명계좌 확인서 등 비자금 관련자료를 검찰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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