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회의

"진보정치에 때가 탔다고 노동정치를 버릴 수는 없습니다. 목욕물을 버리려다 아이까지 버려서는 안 되죠. 지역과 현장 운동의 실천과 성과를 토대로 노동자가 실질적 주체로 서는 노동자정당을 만들겠습니다."

양경규(54·사진) 노동자정당추진회의 대표가 밝힌 활동 각오다. 양 대표는 11일 오전 <매일노동뉴스>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노동정치는 하느냐 안 하느냐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실패를 극복하고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가칭)지역과 현장의 백년둥지, 노동자정당추진회의는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 철도회관에서 결성식을 갖고 양경규 전 공공운수연맹 위원장을 대표로 선출했다.

양 대표는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로 노동정치의 통일을 꼽았다. 그는 "새로운 노동자정당 건설 과정에서 추진회의를 비롯한 특정 세력이 주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노동정치를 고민하는 다른 의견그룹과 서로 입장을 확인하고 통일을 위해 나아가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대선 방침과 관련해서는 "향후 운영위원회를 통해 추진회의의 공식적인 입장이 정리되면 다른 의견그룹과 최대공약수를 맞춰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추진회의는 새롭게 추진할 노동정치로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 사회주의의 이상과 원칙을 견지하는 새로운 사회질서 창출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양 대표는 "그간 진보정당이 보여 준 활동에 반대하는 수준의 소극적인 개념이 아니다"며 "사업장을 넘은 지역거점운동을 통해 노동자가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실천할 수 있는 새로운 구조와 틀을 만들어 노동자가 정치의 주체가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노동정치에서 실망감을 느끼는 노동자들에게 관심을 당부했다. 양 대표는 "새로운 노동정치는 몇몇 명망가 중심의 운동이 아닌 현장에서 자발적인 노동자·대중이 결집하고 지역단위를 구성해 당의 대중적 토대가 되는 노동계급의 대표성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노동정치의 가치가 여전히 유효한 만큼 노동자들이 스스로 희망을 만들어 가자"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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