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8일 울산공장에서 불법파견 특별교섭을 재개한다. 지난 9월 교섭이 잠정중단된 이후 40여일 만이다.

이날 교섭은 현대차와 하청업체 대표, 금속노조와 정규직지부, 비정규직 3개 지회 등 5자 협상 형태로 진행된다. 최근 정규직지부가 대의원·사업부대표 선거를 치러 교섭위원이 대폭 교체된 상황이어서 이날 교섭은 사실상 상견례 성격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7일 "철탑농성과 3천명 정규직 채용 규모, 하도급 근로자 처우개선 최병승씨 관련 사안, 해고자 하도급업체 재입사 등 제반사항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통해 일괄 타결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최병승씨를 제외한 나머지 하청노동자의 불법파견 여부는 아직 가려지지 않았지만, 회사는 정규직 채용을 통해 하청 노동자들을 최대한 끌어안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회사 입장은 대법원의 불법파견 판결을 무시하는 방안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정규직 신규채용' 방식이라는 점에서 달라진 게 없다. 회사는 "정규직 신규채용 규모를 3천명보다 확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노조측은 "대법원 판결에 따라 회사가 먼저 불법파견을 인정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한편 울산지법은 이날 업무방해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박현제 금속노조 현대차 비정규직지회장과 전 노조간부 3명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는 것이다. 울산지법은 지난달 26일에도 공장 안에 잠복해 있던 사복경찰에 의해 연행된 박 지회장의 구속영장에 대해서도 "거주지가 노조사무실로 명백하고 직책에 비춰 도주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최병승씨와 천의봉 지회 사무장은 사내하청 전원 정규직화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속을 요구하며 울산공장 송전탑에서 이날로 21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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