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11·6 합의 후속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두 진영은 7일 ‘새정치공동선언’을 준비하는 실무단을 꾸리고 협상을 시작했다. 합의대로라면 두 후보는 후보등록 마지막날인 26일까지 19일 동안 단일화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

◇새정치공동선언 실무팀 꾸려=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캠프는 7일 오후 각각 새정치공동선언 실무팀 명단을 발표했다. 문 후보쪽은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가 실무팀장을 맡고, 김현미·윤호중 의원이 팀원으로 참여한다. 안 후보쪽에서는 김성식 선거대책본부장과 심지연 경남대 교수(전 국회입법조사처장)·김민전 경희대 교수를 임명했다. 김성식 본부장이 실무팀장을 맡는다.

진성준 문재인 후보 선대위 대변인은 “정해구 교수가 팀장을 맡게 된 것은 매우 자연스럽고 응당한 일”이라고 말했고, 김현미·윤호중 의원에 대해서는 “오랜 당 경험을 통해 정당의 혁신과 정치혁신의 과제에서 어디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식견과 경험이 풍부하다”고 인선배경을 설명했다. 정해구 교수는 선대위의 새로운정치위원회 간사로 그간 지도부 퇴진 등 당 쇄신 목소리를 냈다. 김현미 의원은 선대위에서 소통2본부장이고, 당 사무총장인 윤호중 의원은 선대위 전략기획실장이다.

안 후보쪽은 보다 공격적인 인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정치개혁과 관련한 발언을 꾸준하게 했던 김성식 선대본부장이 실무팀장을 맡은 것도 눈에 띈다. 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은 “새로운 정치와 새로운 변화에 대한 의지, 그리고 전문성·개혁성을 고려해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심지연 교수는 한국정당학회장과 국회입법조사처장을 맡으면서 이론과 실무에 모두 밝은 인사로 평가된다. 김성식 본부장은 “개혁방향에 대해 잘 알고 대안적 모색을 위해 학계에서도, 국회 현장에서도 노력했던 분으로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민전 교수는 안철수 후보 캠프의 정치혁신포럼 위원으로 활동하며 안 후보의 정치혁신안을 만들었다. 두 후보 실무팀은 8일부터 논의에 들어간다.

◇공동선언, 주도권 전쟁 시작됐다=두 후보가 새정치공동선언에 합의한 것은 안 후보의 제안에서 비롯됐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새정치공동선언을 먼저 하고 그 바탕하에서 다른 논의들이 이뤄질 수 있지 않겠느냐는 데 (문 후보와)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의제에 대해서도 안 후보쪽이 좀 더 공격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안 후보부터 시종일관 민주통합당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안 후보는 “정치개혁이 있어야 정권교체도 가능하다”며 “민주통합당에서 앞으로 이룩할 구체적인 개혁의 모습들, 그리고 연대의 방향을 담고 그것을 바탕으로 그 다음 논의가 진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동선언을 도출할 실무팀장인 김성식 본부장의 과거 발언도 눈에 띈다. 그는 문 후보의 정치혁신안에 매우 비판적인 입장을 표명해 왔다. 지난달 25일에는 비례대표 의석을 100석으로 늘리겠다는 정치개혁안에 대해 김 본부장은 “동서대결 구도를 깨려고 노력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보다 치열성이 덜한 게 아닌가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김 본부장은 안 후보가 문 후보보다 정권교체의 의미에 맞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그는 “이번 대선의 본질은 정권교체가 새로운 미래를 여는 흐름과 함께하는 것”이라며 “안철수 후보와 박근혜 후보의 맞대결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은 안 후보의 정치혁신 요구를 수용하는 대신 단일화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 참석해 “새로운 정치 선언에 기성정치권의 특권이나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까지 포함될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민주통합당의 구조나 정당문화를 바꿔 나가는 것까지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부겸 선대위원장은 이날 의총에서 "단일화 방식에 대한 원칙을 공유해야 한다"며 단일화 3대 원칙을 제시했다. 국민 참여를 보장하는 단일화,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하는 단일화, 세력뿐 아니라 국민통합을 하는 단일화다. 그는 "3대 원칙하에 협상이 진전돼야 하고 국민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말해 사실상 단일화 경선 실시 의사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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