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성 기자

"20년간 생존한 것에 대해 대견하다는 축하인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노동운동이 나아갈 방향을 올바로 제시해 주는 등대로서 더 많은 노동자들에게 의미 있는 매체로 자리 잡게 되기를 바랍니다."

매일노동뉴스 개인 장기구독자 김래용(52·사진)씨. 김래용씨는 지난 19일 오후 강원도 춘천시 사농동 현대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나 "열악한 제작여건과 노동을 천시하는 사회환경 속에서 노동일간지가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노동운동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 길을 모색하는 데 매일노동뉴스가 주춧돌을 놓아 달라"고 말했다.

김씨는 민주노총 강원본부 교육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전태일 노동대학 사이버 강사이자 춘천 사농동 현대아파트 주택관리사다. 그는 6년째 매일노동뉴스를 보고 있다. 한겨레신문과 주간지 시사인, 월간지 작은책·르몽드디플로마티크도 구독 중이다.

한국 사회주의노동당 창당준비위원회(한사노) 등 노동·사회운동을 했던 김씨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92년부터 모든 운동을 접었다. 그는 온라인 아이디로 한사노 조직의 이니셜(hslp)을 사용한다. 운동은 접었지만 마음만은 항상 현장에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노동운동은 접었지만 현장 소식만이라도 듣고 싶어 매일노동뉴스를 개인적으로 신청하게 됐다"며 "거대 사업장의 노사분규뿐 아니라 전국의 작은 사업장 소식까지 신속하게 지속적으로 끝까지 보도하는 데에는 매일노동뉴스를 따라올 곳이 없다"고 치켜세웠다.

김씨는 노동상식과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노동정보도 꼼꼼히 챙겨 본다. 이를 통해 통상임금 판례나 최저임금 결정과정을 정리해 동료들에게 알려 주는 뉴스 메신저 역할도 한다.

장기구독자인 김씨는 올해 3월 구독을 잠시 중단했었다. 매일노동뉴스가 일부 지역에 우편으로 배달되다 보니 2~3일간 배달이 되지 않는 사고가 종종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는 "구독을 끊고 인터넷매체를 이용하려 했는데, 전국적인 현장소식을 알 수 없는 데다 노동판례와 노동계의 큰 흐름을 접할 수가 없어 결국 4월에 재구독을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고 멋쩍어했다. 지금은 강원도에 지국이 생겨 아침마다 매일노동뉴스를 챙겨 보고 있다.

김씨는 매일노동뉴스가 보완해야 할 단점으로 깊이 있는 분석과 기획기사 부족을 꼽았다. 그는 "거시적인 담론 제시를 통해 함께 고민하게 만드는 기획기사나 현안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기사가 적다"며 "단순히 전달에 그치는 뉴스가 적지 않아 지방에서는 매일노동뉴스를 노조소식지 정도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계가 함께 고민할 화두를 던지고 토론할 수 있는 여론의 장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해 주기 바란다"며 "중도적인 입장을 띤 것처럼 보이는 논조도 좀 더 색깔과 입장을 분명히 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 밖에 해외 노동운동의 흐름과 정세, 쿠바 등 반자본주의를 실천하는 다양한 해외사례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요청했다.

김씨의 최근 관심사는 노동자정치세력화다. 그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자본주의를 극복하고 새로운 체제를 만드는 전환기가 온 것 같다"며 "실패한 노동운동과 노동자정치세력화를 극복하고 노동운동을 올바로 재건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노동계가 치열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논의를 매일노동뉴스가 선도해 달라는 바람을 전했다. 김씨는 "노동운동이 새로 도래할 시대정신을 담아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매일노동뉴스가 큰 틀의 방향을 제시하고 사고의 전환을 이끌어 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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