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와 심상정 진보정의당 대통령 후보가 25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앞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이날 만남은 45미터 높이의 송전탑에서 9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최병승·천의봉씨가 성사시켰다. 각자 일정에 따라 농성장을 찾았다가 우연히 만났다. 최씨와 천씨는 8년간의 법정싸움 끝에 대법원으로부터 사내하청회사의 직원이 아니라 현대차의 직원이니 직접고용하라는 내용의 판결을 받아냈다. 이들은 현대차에 불법파견 노동자 전원의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있다.

먼저 자리를 잡고 있던 안철수 후보는 전화로 천의봉씨에게 “걱정되는 마음에 말씀이라도 들으려 찾아왔다”며 “마음 같아서는 충분히 많은 분들이 (의사를) 알았으니까 내려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천씨가 “8년간 하나된 목표로 지금까지 싸우고 있지만 현대차는 어떤 진전된 안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자 안 후보는 “오늘을 계기로 국민의 관심도 더 커지고 문제의식도 같이 공유하게 돼 문제해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안 후보는 이어 “비정규직 문제는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고 우리 사회가 같이 풀어야 할 중요한 문제”라며 “빨리 내려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을 건냈다.

안 후보는 뒤이어 농성장에 도착한 심상정 후보와 만났다. 심 후보는 “비정규 노동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잘 오셨다”고 덕담을 건넸고, 안 후보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울산에) 내려왔다”고 화답했다. 심 후보는 “대선후보들이 나선다면 법 위에 군림하는 재벌의 횡포를 내일 당장이라도 바로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철탑 위 상황은 900만 비정규직의 위태로운 삶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며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첫 시작으로 현대차 불법파견 해결을 촉구하는 대선후보들의 공동성명 발표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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