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2004년 노동부가 9천234개 공정에 불법파견 판정을 내린 이후 온갖 편법·불법·탈법을 저지른 정몽구 회장은 어떤 처벌도 받지 않고 있습니다. 2005년 9월4일 류기혁 열사가 비정규직의 울분을 안고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그때 철탑에 오른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이 두 번째입니다. 모든 것을 걸고 철탑에 올랐습니다."(최병승 현대차 사내하청 해고자)

"그동안 얼마나 많은 동지들이 죽고 다치고 구속되고 징계·해고됐습니까. 고소·고발, 손해배상·가압류로 고통 받아 왔습니까. 노동조합 10년, 비정규직 철폐투쟁 10년입니다. 이제는 끝내야 할 때입니다. 회사도 끝내겠다고 하고 우리도 끝내려 하고 있습니다."(천의봉 금속노조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사무장)

대법원으로부터 현대자동차 직원이라는 확정판결을 받은 최병승(38)씨와 천의봉(31)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사무장이 목숨을 건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18일 현대차 비정규직지회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7일 밤 9시30분께 울산시 북구 현대차 명촌정문 옆 주차장에 설치된 45미터 높이의 송전탑에 올랐다.

천 사무장은 20미터 지점에, 최씨는 15미터 높이에서 엉덩이를 겨우 걸칠 만한 크기의 T자형 널빤지를 철탑 모서리에 깔고 앉았다. 송전탑 상단에는 붉은색 바탕에 흰색 글씨로 ‘불법파견 인정, 신규채용 중단, 정몽구 구속’이라고 쓴 현수막을 내걸었다.

같은날 밤 11시께 고공농성 소식을 접한 현대차 용역경비 5명이 철탑 위로 올라와 농성 중인 두 명을 끌어내리려 하면서 한때 위급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자정 무렵 사다리가 탑재된 소방차와 구급차가 송전탑 주변에 대기하고 경찰이 중재하면서 새벽 2시40분께 철탑 위에서 최씨를 붙들고 있던 용역경비 5명이 모두 철수했다.

지회 관계자는 "용역경비들이 '최병승을 떨어뜨려 죽여라'고 소리 지르는 것을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지회는 이날 야간근무조에 긴급지침을 내리고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현대차 정규직지부도 "비정규직지회 독자파업에 따라 정규직 조합원의 대체투입을 금지하고 촉탁계약직 투입도 금지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각계각층에서 이들의 고공농성을 지지하는 호소문이 발표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민주통합당 의원 6명은 "현대차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3천명 신규채용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현대차 정규직지부의 대의원선거가 이날 마무리됨에 따라 조만간 불법파견 특별교섭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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