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이 10일 대한문 농성장에서 상복을 입고 있다. 김 지부장은 이날 해고자 복직을 위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정기훈 기자

최근 스물세 번째 희생자가 발생하면서 쌍용자동차 해고자 복직투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쌍용차 국정조사 실시가 불투명한 상황 속에서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는 각계각층의 단식농성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 범국민대책위원회는 10일 오후 비상시국회의를 열고 "쌍용차 해고자 복직을 위한 끝장투쟁"을 선언했다.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이날 정오 서울 대한문 쌍용차 시민분향소 앞에서 단식농성 돌입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지부장은 "또다시 상복을 입고 살아가기가 너무나 버겁다"며 "곡기를 끊어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그 길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청문회는 추악한 외투를 걸친 쌍용차 자본의 첫 단추만 벗겼을 뿐"이라며 "해고자 복직이 쌍용차 문제 해결의 첫 출발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부장 단식농성과 함께 각 단체별로 릴레이 동조단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 5대 종단이 이달 20일부터 순례길에 나서고, 교수들은 이달 27일 거리로 나와 '쌍용차 문제해결을 위한 교수행진'을 벌인다.

쌍용차 해고자 복직을 위한 전국동시다발 공동행동은 이달 28일과 다음달 17일 두 차례 전개된다. 다음달 11일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쌍용차 복직투쟁이 행사의 중심에 놓이고, 같은달 24일에는 올 들어 네 번째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한 범국민대회가 열린다.

쌍용차 투쟁의 수위가 부쩍 높아진 것은 연말 대선 전까지 정리해고자 복직의 물꼬를 트지 않을 경우 쌍용차 문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범대위 관계자는 "여당이 국정조사 실시에 합의한다 해도 국정조사 결과가 나올 때쯤이면 대선국면에 묻혀 사실상 차기 정권 과제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밥 킹 전미자동차노조(UAW) 위원장은 이날 오전 대한문 시민분향소를 찾았다. 킹 위원장은 쌍용차 국정조사와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는 미국 자동차 노동자 1천850명의 서명과 국제통합제조산별노련(IndustriALL) 소속 81개국 노조대표자 539명의 엽서를 전달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