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기금 부실투자 논란이 5일 시작되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4일 이학영 민주통합당 의원에 따르면 부도위기에 몰린 유럽국가에 투자한 국민연금기금의 잔고가 1조1천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스·스페인·아일랜드·이탈리아 등 4개국에 대한 국민연금 대체투자 잔고가 지난 6월 말 기준 3천728억원에 달했다. 대체투자는 주식과 채권을 제외한 투자상품을 말한다. 뮤츄얼펀드와 헤지펀드가 대체투자에 해당한다. 주식·채권보다 위험도가 높아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주식·채권(7천200억원) 투자분을 합치면 유럽 재정위기 국가에 대한 국민연금의 투자 잔고는 1조1천억원이나 된다. 이는 6월 말 기준 장부 잔고로, 원금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의원은 “국민연금이 고위험 대체투자로 손실을 입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눈덩이처럼 불어난 해외 투자규모에 맞는 운용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이 해외 기금운용사에 지급하는 투자 위탁수수료도 연간 1천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재중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이 지난해 국민연금기금을 맡아 해외의 주식·채권에 투자한 외국 위탁운용사에 지급한 수수료가 950억원으로 집계됐다. 2009년 460억원이던 수수료 규모가 2년 만에 두 배 이상 불어났다.

문제는 해외 기금운용사들의 실적이 벤치마크(Benchmark, 기준수익률)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해외 주식운용사의 수익률은 벤치마크(-7.25%)에 미달하는 -8.97%를 기록했다. 유 의원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높은 수익률을 달성하지도 못하면서 외국 투자사의 배만 불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을 앞두고 자금을 대거 빼돌린 정황이 포착돼 도덕적 해이 논란이 일고 있는 웅진그룹 계열사에도 국민연금기금 1천804억원이 직·간접적으로 투자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공개한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은 “국민연금기금이 직접투자한 웅진코웨이와 웅진케미칼은 연초주가 대비 현재주가 변동률이 각각 -15.7%, -46.9%로 나타났다”며 “손실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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