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진보정치

지난 26일 의원단총회에서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안 부결 이후 ‘멘붕 상태’에 빠진 통합진보당의 혁신파 지도부가 닷새 만에 회동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통합진보당 강기갑 대표를 비롯해 유시민·조준호 전 공동대표와 노회찬·심상정 의원은 31일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조찬회동에 나섰다. 이날 자리는 강 대표가 두 전 공동대표와 두 의원을 초청해 이뤄졌다. 비공개 회동에 앞서 강 대표는 “어려운 상황에 놓인 당의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유 전 대표는 회동이 끝난 뒤 “함께할 수 있는 정당인지에 대한 의견을 나눴고 조만간 결단과 선택이 필요하다는 데 넓은 공감대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혁신파가 탈당 또는 분당 수순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미 참여계 당원들을 중심으로 탈당 러시가 이뤄지고 있고, 참여계인 강동원 의원은 사견을 전제로 탈당의사를 밝혔다. 혁신파측은 “혁신과 통합의 어떤 수단도 찾기가 난망한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한편에서는 분당은 너무 이르다는 말도 나온다. 혁신파 관계자는 “현재 탈당이다 분당이다가 중요한 게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이 날의 조찬회동은 옛 당권파와는 더 이상 함께 갈 수 없다는 데 각 계파가 뜻을 모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향후 어떤 결정을 내리든 같이 움직이되, 옛 당권파와는 함께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통합진보당 내 인천연합·참여계·통합연대는 이날 회동 이후 각 계파별로 해법을 찾기 위한 논의에 나선 상황이다. 민주노총과도 접촉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노총은 오는 13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통합진보당 사태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또 다른 혁신파 관계자는 “탈당이나 분당까지 포함해 열어 놓고 논의하자는 의견도 있다”며 “시한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이번주에 활발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혁신파 지도부 회동에 대해 옛 당권파 의원들은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김미희·김선동·김재연·오병윤·이상규·이석기 의원은 공동성명을 내고 “이정희 전 공동대표를 제외한 3명의 전 공동대표의 회동이 집단탈당과 새로운 분열정당을 만드는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며 “당기위 제소·제명 등 극한 대립을 중단하고 단결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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