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27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와 감사를 선임하고 KBS 이사 11명을 대통령에 추천한 가운데 언론노조(위원장 이강택)가 "공정언론을 바라는 국민들의 여론을 무시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30일 성명을 내고 "방통위가 발표한 이사들의 명단을 확인한 순간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최후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방송문화진흥회법에 따라 방송통신위가 선임하게 돼 있는 방문진 이사의 경우 김재우 현 이사장과 차기환·김광동 이사가 유임됐다. 노조는 "8기 방문진은 부정과 비리로 얼룩지고 김재철 사장을 보위하는 것이 주임무였다"며 "이런 자들을 다시 방문진 이사로 유임시킨 것은 결국 '이명박식 언론장악'을 정권이 끝나는 날까지 밀어붙이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노조 MBC본부도 이날 특보를 통해 "김재철 사장의 파행경영과 비리에 연대책임을 져야 할 이사 3명이 다시 선임된 것은 김재철 사장을 비호하려는 청와대의 고육지책"이라고 주장했다.

방송통신위는 또 11명의 KBS 이사를 대통령에게 추천했다. 이 중 이길영 현 감사가 이사로 추천됐다. 이에 대해 KBS 내 경영·기자·아나운서·직능협회 등 11개 직능단체들은 "이길영 감사는 전두환·노태우 군사정권 시절에 KBS를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시킨 장본인"이라며 "KBS 감사 부임시에도 사내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던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이길영 감사의 경우 새 이사장 내정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이들 직능단체는 "방송통신위의 이길영 감사 차기 이사 추천을 반대한다"며 "임명을 강행한다면 KBS인들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새 방문진 이사와 감사의 임기는 다음달 9일부터 2015년 8월8일까지다. 방문진 이사장은 방송문화진흥회법에 따라 이사회에서 호선으로 결정된다. KBS 이사로 추천된 11명은 방송법에 따라 대통령 임명절차를 거치게 된다. KBS 이사장 역시 이사회에서 호선으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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