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 작가 해고사태가 이슈화하고 있는 가운데 MBC가 PD수첩 작가들을 전원해고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0일 정재홍 PD수첩 작가에 따르면 그는 최근 김현종 MBC 시사제작국장과의 면담에서 "분위기 쇄신을 위해 왜 하필 PD수첩이냐"고 물었다. 이에 김 국장은 "이유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재고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회사측의 압박은 지난해 3월부터 본격화됐다. 당시 윤길용 시사교양국장이 부임하자마자 PD수첩팀에서 최승호 PD를 비롯해 6명의 PD들을 내보냈다. 같은해 5월에는 이우환·한학수 PD가 프로그램 제작과는 관계 없는 비제작부서로 전보했다. 비슷한 시기에 이명박 대통령 국가조찬기도회 무릎기도 파문, 한진중공업 사태, 삼성노조 간부 해고 파문, 4대강 공사현장의 잇단 사망사고 같은 아이템들이 불방됐다.

정재홍 작가는 "윤길용 PD가 국장으로 부임하면서 한미 FTA나 4대강, 제주도 7대 경관과 같은 정부 비판적 아이템은 아예 다루지 못하게 했다"며 "그럼에도 작가들은 굴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아이템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특히 4대강 공사현장에서 18명의 노동자들이 사망했을 때는 추가 취재를 통해 세 차례나 아이템을 제기했으나 모두 거부당했다.

PD수첩에 대한 사측의 압박은 MBC 노동자들이 최장기 파업을 하면서까지 공정방송 회복을 요구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PD수첩 작가들에 대한 해고가 청와대 비호하에 김재철 MBC 사장의 마지막 몸부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이날 특보를 통해 "김재철과 일당들이 PD수첩 작가들을 무더기로 해고하자 정권은 김재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연임으로 화답했다"며 "정권과 김재철이 합심해 PD수첩을 전례 없이 탄압한 이유는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MBC본부의 파업 기간 중 해고된 최승호 PD는 "김재철 사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은 확실하다"며 "저널리즘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PD들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싸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김재철 사장은 이날 돌연 3박4일 휴가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MBC본부는 "올림픽 방송 비상체제에서 있을 수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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