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캄한' 통진당 당직 인선 등을 위해 지난 25일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 자리에 김재연 의원이 들어서자 취재진이 몰렸다. 김재연ㆍ이석기 의원에 대한 제명 안건이 이날 현장발의됐지만 성원보고와 회순통과부터 긴 시간 진통을 겪은 끝에 결론내지 못했다. 결국 26일 의원단총회에서 제명안은 부결됐다. 심상정 원내대표는 표결 직후 사퇴했다. 정기훈 기자

통합진보당 의원단총회에서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안이 부결됐다. 원내지도부는 부결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당대표 선거 뒤 진정되던 통합진보당 사태가 다시 미궁에 빠졌다.

박원석 통합진보당 원내대변인은 2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이런 내용의 의원단총회 결과를 발표했다. 통합진보당 의원 13명 중 7명 의원이 표결에 참여했고, 이 중 6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1명은 무효표로 처리됐다.

정당법에 따르면 의원의 제명은 소속 정당 의원의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해야 한다. 이날 의원단총회에서는 이상규 의원을 제외한 12명의 의원이 두 의원의 제명건을 놓고 논의를 벌였다. 이후 진행된 투표에서 옛 당권파 의원 5명은 표결에 불참했다. 캐스팅보트를 쥔 것으로 알려졌던 김제남 의원 표가 무효표로 처리됐을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당대표 선거에서 혁신파인 강기갑 대표가 압승하면서 정리국면으로 접어드는 듯했던 통합진보당 사태가 다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됐다. 지난 5월12일 중앙위원회에서 두 의원의 제명안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혁신결의안이 통과된 이후 두 달 넘게 벌였던 내부 분란도 격화될 전망이다. 연말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연대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민주통합당이 야권연대의 전제조건으로 두 의원의 제명 처리를 내걸었기 때문이다.

심상정 원내대표와 강동원 원내수석부대표, 박원석 원내대변인 등 통합진보당 원내지도부는 의원단총회에서 제명안이 부결된 것에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한편 통합진보당은 지난 25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중앙위원회를 열고 9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를 벌였지만 회순도 통과시키지 못한 채 산회했다. 의결기구에서 관련 안건을 처리하지 못한 데다, 의원단총회에서 제명안까지 부결되면서 통합진보당 혁신파가 추진한 혁신작업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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