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철도기관사 최아무개(46·구로승무사업소)씨가 공황장애로 고통을 호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철도노조(위원장 이영익)는 25일 "조합원 최아무개씨가 사상사고에 대한 공항장애로 오랫동안 괴로워하다 지난 23일 정오 서울 구로구 자신이 사는 아파트 옆동 옥상에서 뛰어내려 생을 마감했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박아무개 코레일 철도기관사가 공황장애를 호소하며 전동차에 몸을 던져 자살한 지 12일 만에 발생한 사고다.

노조에 따르면 최씨는 98년 사상사고를 겪은 후 오랜 시간 고통을 호소했다. 그러다 올해 1월 오산대역에서 정지위치 어김사고를 일으켜 2개월에 걸친 직위해제와 전례 없는 특별자격심의, 감봉 3개월을 당하며 또 한번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었다. 복귀 후에도 최씨는 ‘직무부적응에 의한 스트레스성 장애’ 진단을 받고, 약물을 복용하다가 이달 19일 병가를 신청했다. 사고 전날인 22일에는 고충처리위에 고충을 올리고, 차량직종으로 전직을 신청한 상태였다.

노조와 유가족은 "효율성만 따지는 경영방식과 안전사고에 대한 폭력적 대응이 낳은 결과"라며 코레일에게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노조는 “작은 실수도 무자비한 징계와 전출로 징벌하는 코레일의 폭력적 대응과 사고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는 내부 규정, 스크린도어와 같은 안전장치 미비 등 근본적인 안전대책 부재가 철도기관사를 연이은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유가족은 "단순 자살이 아닌 과도한 징계와 직무에 따른 스트레스로 인한 직무상 재해로 최씨의 명예회복과 유가족의 생계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며 장례식을 미루고 있다. 이에 대해 코레일측은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유가족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유가족과 함께 최씨의 산재처리와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위한 투쟁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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