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발공장이 폐쇄될 위기에 놓인 K2코리아 노사가 벼랑 끝 갈등을 이어 가고 있다.

30일 화섬노조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9일 오전 "이달 말까지 명예퇴직을 신청하면 1년치 통상임금을 지급하겠다"고 공고했다. 이에 반발한 노조 K2코리아지회(지회장 지영식) 조합원 70여명은 대표이사와의 협상을 요구하며 서울 성수동 신발공장 앞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정영훈 대표이사가 이틀째 사장실에서 두문분출하면서 노사가 밤새 대치했다.

지난 3월 K2코리아는 "6월부터 국내 신발공장을 폐쇄하고 인도네시아로 생산기지를 옮기겠다"며 노동자 93명에 대한 정리해고 계획을 발표해 논란이 됐다. 고용노동부가 선정한 고용창출 우수기업 상을 받은 회사가 정리해고 방침을 밝힌 것이다. 여론이 악화되자 회사측은 뒤늦게 정리해고 계획을 철회하고 전환배치로 고용보장을 하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그러나 국내공장 폐쇄 방침은 고수했다.

회사는 이달 22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회의가 열리는 가운데 전환배치 계획을 일방적으로 공고했다. 당초 인도네시아 공장으로 고령의 노동자들을 보내겠다는 계획은 없던 일이 됐다. 하지만 노조와의 협상을 무시하고 인도네시아 공장이전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어서 반발을 샀다.

임영국 화섬노조 사무처장은 "국내 2개 생산라인 가운데 1개 생산라인을 폐쇄하고 단계적으로 신발A/S부서 등으로 전환배치하자는 양보안을 제시했지만 회사가 거부했다"며 "지회 조합원들은 결정권한이 있는 정영훈 대표이사와의 직접 협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서울지노위는 △신발A/S부서와 신발개발부서로 희망자를 우선 전환배치하고 △희망퇴직자에게는 15개월치 위로금을 지급하되 △두 가지 안 모두 원하지 않을 경우 3개월간의 직무교육 기간을 거쳐 희망부서 전환배치한다는 조정안을 제시했다. 노사는 조정안을 모두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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