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개 회원국의 노동상황을 감독하는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에 영국 출신의 가이 라이더(56)가 선출됐다. 정부 각료를 거치지 않은 노동계 출신 인사가 ILO 사무총장에 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사정 3자기구인 ILO에서 노동계의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29일 국제 노동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스위스 제네바 ILO 본부에서 실시된 사무총장 선거에서 라이더 당선자는 6차례의 투표 끝에 8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사무총장에 선출됐다. 최종 결선투표에서 라이더 당선자는 56표 중 30표를 얻었다.

라이더 당선자는 영국 리버풀 출신으로 리버풀 대학과 케임브리지 대학원을 졸업했다. 그 뒤 80년대 영국 최대 노조 상급단체인 노동조합회의(TUC)의 국제담당 부서 보조역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국제노조총연맹(ITUC) 사무총장을 지냈다. 98년 소마비아 사무총장 취임과 함께 ILO에 합류해 비서실장 역할을 해 왔다. 최근까지 사무차장을 지내며 ILO의 2인자로 활동했다. ‘좋은 일자리(decent work)’ 창출을 내건 소마비아 현 사무총장을 보좌한 경험을 바탕으로 일자리 중심의 경제정책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라이더 당선자의 임기는 오는 10월1일부터 5년이다.

한국노총은 이날 논평을 내고 “ILO 설립 100주년을 맞아 노동계 출신 사무총장이 선출된 것은 무엇보다 뜻 깊은 일”이라며 “ILO 이사회가 국제 노동계 지도자로서 그의 오랜 경험과 업무능력을 인정한 결과”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국노총은 이어 “라이더 당선자가 전 세계 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는 데 주력해 주기 바란다”며 “특히 결사의 자유(87호)와 단체교섭 관련(98호) ILO 핵심 협약이 한국을 비롯한 각국에서 비준될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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