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통합진보당 혁신비대위원장이 16일 민주노총을 방문해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통합진보당 내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민주노총은 17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통합진보당에 대한 최종 입장을 정리한다.

강기갑 비대위원장과 권태홍 공동집행위원장·민병렬 공동집행위원장·이정미 비대위 대변인·이홍우 비대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을 방문했다. 강 위원장은 "통합진보당이 노동자들의 힘이 돼야 하는데 큰 심려를 끼쳐 김영훈 위원장과 조합원, 전체 노동자들에게 당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새로운 창당을 하는 각오를 갖고 개혁하겠다"며 민주노총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그는 "새로운 창당을 하는 각오와 결의를 가지고 성찰과 반성을 통해 대개혁의 문을 열어젖히겠다"며 "단순히 지지 철회냐 탈당이냐 하는 판단보다 민주노총 조합원이 함께 개혁과 혁신을 함께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에 대해 "진보정당 역사상 유례가 없는, 노동자의 대표가 폭행당한 이 시점에 무슨 낯으로 현장 조합원들에게 이 사태를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저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통합진보당 지지 철회를 고민하는 이 순간 누구보다 힘들고 아파할 사람은 묵묵히 당을 지켜 왔던 현장 조합원과 당원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우리가 생이별을 해야 하는 시점인지, 무엇을 당에 요구할 수 있을 것인지 솔직히 절망스럽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혁신비대위가 과감한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비대위는 봉합비대위가 아니다"며 "혁신은 말 그대로 가죽을 새롭게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하지 않으면 존립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일 중집 결정은 전적으로 혁신비대위가 그동안 절망했던 당원과 국민 앞에 어떤 모습을 단호하고 신속하게 보일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강기갑 위원장은 "가죽이 아니라 심장이라도 곪은 데가 있으면 도려내겠다"며 "비대위가 김 위원장을 통해 민주노총 조합원의 핵심 요구와 의견을 전달받고 과감하게 거듭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비공개 간담회에서 권태홍 공동집행위원장은 "경쟁부문 비례대표 당선자 사퇴문제는 30일 이전에 반드시 결론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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