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출판사가 삼성 백혈병 문제를 파헤친 만화책 <먼지없는방>과 <사람냄새>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보리출판사는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태복빌딩 2층에서 책의 저자인 김성희·김수박 작가가 참여한 가운데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날 기념회에는 책의 주인공인 삼성백혈병 피해가족들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이 함께했다.

출판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기념회는 언론사들이 두 책의 광고를 거부함에 따라 홍보길이 막히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편으로 마련됐다. 두 책은 지난달 27일 출간됐으나 언론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날 출판기념회는 두 작가의 사인회로 시작됐다. <사람냄새>는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던 딸 황유미씨를 백혈병으로 떠나보낸 황상기씨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수박 작가는 "삼성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이유로 언론마저 외면하는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이런 삼성과 싸움을 벌이던 피해 가족들의 당시 심경이 어떠했을 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먼지없는방>은 남편을 잃은 아내의 이야기다. 정애정씨는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남편 황민웅씨를 만났다. 황씨는 둘째아이의 출생신고를 마치고 골수이식 수술을 기다리다 끝내 세상을 떠났다. 김성희 작가는 "삼성에 대한 분노를 키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피해자 가족들이 서로를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는 지를 보여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반올림은 "재벌기업과 정부를 상대로 끝나지 않은 싸움을 하고 있는 삼성 백혈병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널리 알려 달라"며 "기념회에 참여하신 분들이 언론사 대신 홍보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출판사와 작가들은 두 책의 수익금 중 일부를 삼성 백혈병 피해자들의 치료비에 보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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