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공장 해외이전으로 구조조정 몸살을 앓고 있는 K2코리아가 "배치전환을 위한 개별 면담을 실시하겠다"며 "재배치 결정에 따르지 않으면 인사상 불이익 처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화섬노조는 "정리해고가 안 되니까 이제는 징계해고 협박을 하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노조는 14일 오전 서울 장교동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K2코리아가 지난 11일 일방적으로 전환배치 부서를 결정할 수밖에 없고, 불응하면 징계해고와 같은 인사상 불이익 처분을 하겠다는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사내게시판에 '배치전환을 위한 개별면담 실시 공고문'을 게시하고 배치전환 대상자에게 같은 내용의 등기우편을 발송했다. 회사는 전환배치를 통해 생산부 전원의 고용을 보장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전환배치 이후 재배치 부서에 출근하지 않으면 인사상 불이익 처분을 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어 "본인 희망과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명예퇴직(1년치 통상임금 지급) 신청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K2코리아는 지난달 10일 85명에 대한 정리해고 방침을 철회하는 대신 인도네시아 공장(10명)·개성공단 공장(12명)·국내 신발A/S팀(20명) 등 8군데로 전환배치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노조 K2코리아지회는 수용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서울 성수동 신발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대부분은 평균연령 49.3세의 중년여성이다. 이들에게 인도네시아나 개성공단 공장으로 가라는 전환배치 결정은 사실상 해고통보나 다름없다.

국내 생산부서 폐지와 공장 해외이전을 둘러싸고 노사 간 대립이 격렬해지면서 물리적 충돌도 발생하고 있다. 노조는 "이달 초 회사가 용역경비를 앞세워 공장으로 들어가려는 여성 조합원을 막고 폭행해 발뼈가 으스러져 응급수술을 받고 앞으로 6개월간 입원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정당한 노조활동을 방해하고 노동자를 폭행한 것은 근로기준법을 비롯한 노동관계법을 어긴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임영국 화섬연맹 사무국장은 "K2코리아는 고용유지 방안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회사에서 내보낼 것인가만 생각하고 있다"며 "고용창출 우수기업이 이런 짓을 해도 되는지 이제는 고용노동부가 답해야 할 차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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