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의 롤러·로더 장비 등을 운전하는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노조를 설립했다. 이들이 운전하는 장비는 도로를 만들 때 성토재료가 밀착할 수 있도록 다짐을 하는 기계들인데, 현장에선 통칭 '다짐장비 노동자'라고 부른다.

2일 건설노조에 따르면 다짐장비 노동자들이 지난달 27일 민주노총 전북본부 대회의실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전북건설기계지부 다짐장비지회를 설립했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건설경기 침체와 장비시장 확대로 이들 다짐장비 가동률이 30~40%대에 머물러 특수고용 노동자들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노조 관계자는 "건설업 장기 침체로 인해 신규 장비지회가 생기는 등 경제가 어려울수록 노조 조직이 확대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창립총회에 참석한 한 노동자는 "15년 전에 그레이더(땅을 깎거나 고르는 장비)를 시작할 때는 회사에 소속돼 있었고 1년에 200~250일 정도를 일했다"며 "차량을 불하받은 지금은 1년 중 일하는 날이 100~150일 정도에 그쳐 생계유지조차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노조를 결성한 다짐장비지회는 체불임금 해결과 산재처리 보장을 최우선 해결과제로 꼽았다. 지회는 "그간 다짐노동자들은 단결된 목소리를 내지 못해 산재처리나 체불임금을 혼자 해결해야 할 몫으로만 여겼다"며 "노동자가 장비를 소유했다고 사장이라는 굴레를 씌우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현장에서 목소리를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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