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노동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밤근무나 불규칙한 교대제는 암을 유발하는 유해요인으로 꼽힌다. 안전보건공단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노동시간과 건강의 연관관계를 연구한 결과 장시간 노동은 노동자의 정신건강에도 치명적인 위험요소인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원은 27일 '근로시간이 근로자의 건강 및 사고에 미치는 영향 연구' 보고서를 통해 "주 52시간을 초과해 일하는 노동자 집단은 주 40시간 노동자 집단에 비해 최근 1년간 우울·불안장애 문제를 경험한 비율이 2.1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2010년 전국 16개 도시 만 15세 이상 64세 미만 노동자 7천75명을 대상으로 표본조사한 연구원의 근로환경 조사 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노동자의 작업환경과 건강을 중심으로 조사하는 근로환경 조사는 2006년 처음 실시된 후 이번이 두 번째다.

이번에 조사대상이 된 노동자의 평균 노동시간은 주당 47.7시간으로 2006년(50.1시간)에 비해 감소했다. 그러나 주 52시간을 초과해 일하는 노동자 비율은 22.8%로 여전히 높았다. 이들의 건강상태가 가장 나빴다. 주 52시간 초과 노동자 집단은 40시간 노동자 집단에 비해 최근 1년간 요통 발병이 1.9배 증가했다.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는 2.1배, 불면증이나 수면장애는 1.9배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년간 건강 문제로 결근한 비율이 3.1배나 높아 장시간 노동이 기업의 생산성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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