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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 노동계 출신 후보자 연쇄 인터뷰 10. 노회찬 통합진보당 공동대변인] "60년 된 불판 갈아엎고 아이와 엄마가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서울 노원병은 4·11 총선에서 상징적인 지역구다. 노동운동을 대변하는 노회찬 통합진보당 야권단일후보와 이명박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의 대표 주자였던 허준영 전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맞붙었기 때문이다. 노동과 정권의 대리전이라 할 만하다.

최근 중앙일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노회찬 공동대변인의 지지율은 56.9%로 허준영 후보(27.8%)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지난 23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선거사무실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난 노회찬(56·사진) 대변인은 "져서는 안 되는 승부"라며 "마지막까지 사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민주통합당 후보와 경선을 거쳐 야권단일후보로 확정됐는데.

"이전 여론조사에서 모두 큰 차이로 앞서 있었다. 하지만 어떤 선거든 자만할 수 없는 것이다. 긴장을 늦추기 어려웠다. 첫째 관문은 통과했지만 본선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새누리당에서 서울 노원병에 허준영 전 한국철도공사 사장을 공천했다. 승산이 있다고 보나.

"승산이 있다기보다는 질 수 없는, 져서는 안 되는 승부가 아닌가 싶다. 허 후보가 공천받았다는 얘기를 듣고 정말 한나라당 정체성에 딱 맞는 한나라당스러운 공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명은 새누리당으로 바뀌었지만 정체성은 바뀐 게 없다. 중앙일보 3월19일자 여론조사에서 제가 56.9%로 허준영 후보(27.8%)를 앞섰다. 방심하지 않겠다. 마지막까지 사력을 다할 것이다."

- 2004년 17대 총선에서 '보수정치 판갈이론'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선거에서는 어떤 캐치프레이즈를 갖고 있나.

"50년 된 불판을 갈자는 제안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기대감을 갖게 했지만 결과적으로 못 바꿨다. 이제 60년 된 불판이 됐다. 여전히 불판을 갈자는 얘기는 유효하다. 단지 사람 몇몇 바뀌는 것으로는 안 된다. 세력관계를 바꿔야 한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50년 된 불판을 갈자는 판갈이론을 견지하면서 어떤 사회로 바꾸겠다는 것인지 하나를 덧붙였다. 바로 아이와 엄마가 행복한 대한민국이다. 민주정부가 10년 동안 집권했지만 대한민국 엄마와 아이는 과연 행복했는가. 이중 삼중의 차별·소외·격차 속에서 어렵지 않았나. 아이는 자라는 세대를 상징한다. 아이는 보육과 교육·고용 문제, 엄마는 가정에서 겪고 있는 문제와 광범위한 비정규직 취업 문제를 안고 있다. 엄마와 아이가 행복하면 모두가 행복하다. 판갈이론과 함께 엄마와 아이가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유권자의 지지가 비전을 실현시킬 동력이 될 것이다."

- 80년대 노동운동을 하기 위해 용접기술을 배우고, 인천에서 노동운동을 하다 구속되기도 했다. 대변인에게 노동운동은 어떤 의미인가.

"제 인생에서 가장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시절은 용접공 시절이다. 어찌 보면 가장 힘들었던 시절처럼 보일 수 있지만 마음만은 편했다. 지금도 변하지 않는 것은 노동운동에 대한 인식이다. 노동운동은 인간해방운동이다. 무슨 심오한 이데올로기가 아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고 싶은 본능이자 최고의 가치를 구현하는 운동이다. 따라서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그날까지 멈출 수 없는 운동이다."

노회찬 대변인은 92년 매일노동뉴스를 창립했다. 그때까지 우리나라에는 노동전문일간지가 없었고, 지금도 매일노동뉴스가 유일하다. 전 세계적으로도 매일 발행되는 노동전문일간지는 매일노동뉴스가 유일하다. 그는 매일노동뉴스를 일간지로 유지하겠다는 염원을 담아 제호에 '매일'을 넣었다. 매일노동뉴스를 창간한 93년부터 2003년까지 발행인을 지냈다. 노 대변인은 "창간 당시 정치민주화는 어느 정도 진행됐지만 사회·경제적 민주화는 여전히 답보상태였다"며 "지금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 매일노동뉴스가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20년 전 노동전문일간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가.

"당시 노동전문일간지를 하겠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미쳤다고 했다. 주간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았다. 결국 일간지를 냈다. 전 세계 최초였다. 당시 한겨레가 새롭게 창간됐지만 여전히 노동 관련 소식은 미미하게 취급됐다. 많은 진실과 사실이 묻혔다. 최근까지 발행이 중단되는 일 없이 20년이 됐다. 많은 사람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다. 창간 초기 우격다짐으로 10년간 발행인을 맡은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매일노동뉴스의 창립 20주년은 각별하다. 92년은 민주화 이후 5년이 지나서 정치 민주화는 어느 정도 진행됐지만 사회·경제적 민주화는 여전히 제자리였다. 노동자들의 처지는 특별히 개선되지 않았고 노동운동에 대한 탄압은 여전했다. 6월 항쟁은 끝났지만 노동자 항쟁은 계속되는 상황이었다. 그런 시점에 노동자 권익을 찾는 매일노동뉴스를 창간한 것이다. 지금 상황은 어떤가. 지금도 똑같다. 정치 민주화는 어느 정도 진척됐지만 사회양극화는 심해지고 비정규직은 전체 노동자의 50%를 넘어섰다. 그동안 매일노동뉴스는 너무 외로운 길을 걸었다. 우리 사회에서 사회·경제민주화라는 창간 정신에 동의하는 부분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범진보개혁 세력이 사회·경제민주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어려운 시기를 거치면서 매일노동뉴스 창간 정신의 정당성이 확인되고 있다"

- 우선 순위에 두고 있는 공약은 무엇인가.

"좋은 노동, 참된 복지다. 새누리당까지 복지를 얘기한다. 그런데 더 많은 복지가 참된 복지를 보장하는 게 아니다. 좋은 노동이 함께할 때 참된 복지가 가능하다. 노동억압과 수탈을 방지한 채 복지로 메우려고 하면 병 주고 약 주는 것이다. 고용문제가 제대로 풀려야 복지도 건실하게 갈 수 있다. 국회에 들어가면 우선적으로 비정규직 차별을 해소하는 입법에 주력할 것이다. 파견노동·사내하청 등 다양한 방식의 불안정 노동 즉, 더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해 정당한 대가 지불을 회피하는 비도덕적 고용형태를 바로잡는 데 주력할 것이다. 타임오프처럼 신자유주의 정책의 일환으로 노조를 약화시키기 위해 입법화된 제반 법률을 정상화하는 게 19대 국회가 개원 첫해에 해야할 주요한 활동이다."

- 노동계 일각에서는 통합진보당을 노동 중심 진보정당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나.

"통합진보당을 여전히 노동 중심의 진보정당이라고 생각하고 참여하는 분도 있고 아니라고 얘기하는 분도 있다. 후자도 전자도 옳다. 하지만 후자를 주장하는 분들에게 묻고 싶다. 대한민국에 노동 중심 진보정당이 따로 있나. 노동자 100%로만 진보정당을 만들면 노동자 중심 정당인지 묻고 싶다. 10명이 노동자 중심 정당 강령을 채택한다고 무슨 의미가 있나. 현실적으로 아무 영향을 발휘하지 못한다. 통합진보당이 노동자 중심 정당이라고 보기 어렵다면 노동자 중심 정당을 만들기 위해 참여하라고 얘기하고 싶다. 노동자 중심 정당은 누가 만들어주지 않는다. 더 많이 참여하고 더 노력하고 잠 안 자고 정당운동을 해야 가능하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선물처럼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비노동자적인 생각이다. 그런 점에서 오히려 노동자들이 분발해야 한다. 강 건너 불구경만 할 문제가 아니다."

- 민주노총은 총선 이후 진보정당 통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총선 이후 진보정당 통합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나.

"통합진보당은 통합이 완료된 진보정당이 아니다. 통합을 계속 추구해 나가고자 하는 진보정당이다. 진보정치세력의 통합은 완료된 것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다. 진보신당과 사회당이 통합한 것은 적극 환영할 일이다. 진보정치세력 통합이 계속 이뤄져야 한다. 총선·대선이 지난 후에도 그동안의 이견은 검증하는 과정을 통해 해소하고 좁히려는 노력을 해서 빨리 하나가 돼야 한다."

노회찬 대변인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홍정욱 당시 한나라당 후보에게 2천443표(3%) 차이로 석패했다. 그는 최근 선거운동을 하면서 칼국수 식당을 운영하는 한 유권자를 만났다. 그 유권자는 노 대변인에게 항의 아닌 항의를 했다. 15년 동안 투표를 보이콧하다 그를 찍기 위해 투표소에 갔는데 왜 당선이 안 됐냐는 것이다. 노 대변인은 "미안하다는 얘기밖에는 할 말이 없었다"며 "투표소에 한 번 더 가 달라고 말했다"고 웃었다. 4년이 흐른 지금, 지역 유권자들의 선택은 어디로 향할까.


노회찬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부산중·경기고·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전기용접기능사 2급 자격 취득
서울·부천·인천에서 용접공으로 근무
매일노동뉴스 발행인
진보정당추진위원회·진보정치연합 대표
민주노동당 부대표 및 사무총장
17대 국회의원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 인하 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
조선왕조실록 환수 추진위원
마들연구소 이사장
박원순 서울시장후보 공동선대위원장

조현미  ssal@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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