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19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를 20일 최종 확정했다. 노동계 인사들이 민주통합당 비례후보에 대거 포함됐다. 애초 물망에 올랐던 장석춘 전 한국노총 위원장(새누리당)과 이석행 전 민주노총 위원장(민주통합당)은 탈락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민병주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위원을 비례대표 1번으로,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11번으로 하는 19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 46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노동계에서는 최봉홍 한국노총 항운노련 위원장이 당선 안정권(16번)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8대 선거에서는 강성천 한국노총 부위원장이 4번으로 배정받아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강 부위원장의 당선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과 한국노총이 맺은 정책연대의 성과물 중 하나였다. 이용득 현 집행부가 정책연대를 파기하고 민주통합당의 창당에 참여한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최 위원장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이 밖에 탈북자 출신인 조명철 통일연구원장(4번), 영화 ‘완득이’에 출연했던 필리핀 출신 다문화가정 주부 이자스민(17번)씨 등이 포함됐다. 박근혜 위원장의 참모들도 비례명단에 진입했다. 박 위원장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회원인 안종범 성균관대 교수(12번)나 김현숙 전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13번)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새누리당의 얼굴이라 할 1번을 배정받은 민병주 연구위원을 놓고는 논란이 인다. 정홍원 공천위원장은 “원자력 분야에서 20년간 헌신해 온 여성 과학자로 여성이 전무한 전문 분야에 뛰어들어 편견과 역경을 극복했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진보신당은 “핵발전 홍보대사를 1번으로 공천했다”고 비판했다. 진보신당 탈핵운동본부는 “공천이 새누리당이 이명박 정부의 핵발전 확대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며 “새누리당 자체가 핵마피아의 일원이라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 차관 출신인 이봉화(15번)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장은 2008년 쌀 직불금 불법신청 의혹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전력이 있다.

18대 총선에서 노동계 인사를 비례대표에 배려하지 않았던 민주통합당은 180도 달라졌다. 범노동계로 분류할 수 있는 인사가 당선 안정권에 4명, 당선가능권에 1명 배치됐다. 특히 고 전태일 열사의 누이인 전순옥 참여여성노동복지센터 대표를 1번으로 배정한 것은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은수미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이 3순위에 오른 것은 ‘깜짝인사’다. 민주통합당은 노동시장 전문가인 은 연구위원 영입에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노총 출신 인사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한정애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11번)과 금융노조 위원장을 지낸 김기준 금융경제연구소 이사장(12번)이 당선 안정권을 배정받았다. 문명순 금융경제연구소 상임이사(23번)도 당선권에 근접했다. 한명숙 대표와 도종환 시인, 김현 부대변인이 15~17번에 이름을 올렸다. 경실련 재벌개혁위원장을 역임한 홍종학 당 정책위의장과 김용익 당 보편적복지특위 위원장이 4번과 6번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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