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이 7년 연속 세계서비스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반면 노동자들의 건강권은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김철홍 인천대 노동과학연구소 소장은 14일 오후 공공운수노조·연맹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공항 비정규직 1천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건강실태를 조사한 결과 노동자들의 건강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소에 따르면 인천공항의 시설·보안·환경 등 공항운영 관련 종사자는 7천여명이다. 이 중 86%가 비정규직이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47세였고, 근속연수는 5년에 불과했다. 근무시간은 주당 51.5시간으로, 산업 평균치인 48시간을 웃돌았다. 근무형태는 3조2교대(53.8%)와 주간(35.2%)으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비정규직 10명 중 3명에 달하는 26.1%가 산업재해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재발생시 입찰에 감점을 받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 많은 산재가 은폐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83%는 근골격계질환을 앓고 있었고, 41.3%는 의학적 조치가 요구되는 관리대상자였다. 75.4%는 피곤함을 호소했고, 51%는 교대근무에 따른 수면장애를 앓았다.

하지만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사업주의 의무사항은 거의 이행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항 협력업체 40곳에 법 이행 여부 등을 묻는 질의서를 보낸 결과 3곳만이 답했다. 김 소장은 "노동자 건강권에 대한 책임주체를 명확히 하고 법 이행에 대한 감시가 필요하다"며 "고용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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