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이 가능하다는 노동자들의 믿음이 서울광장(희망광장)으로 모여들고 있다.

희망버스를 타고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에 반대하고, 장기투쟁 사업장 16곳을 13일간 '희망뚜벅이' 깃발을 내세우고 걸었던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가 이번엔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한 99%의 희망광장'이란 좌판을 펼쳤다. 그동안 각 사업장별로 진행돼 온 노동자들의 투쟁을 희망광장이란 한 무대 위에 올려놓고 사회적 연대를 모색하자는 취지다.

희망광장에는 지난 10일부터 12개 장기투쟁 사업장 노동자들과 연대단체 회원 등 100여명이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11일 오후 제주해군기지 문제 해결을 위한 퍼포먼스를 진행한 이들은 특수고용노동자와 정리해고·노동탄압·비정규직·한미FTA 등 다음달 말까지 매일 다른 주제를 놓고 행사를 펼칠 계획이다. 희망광장에서는 매일 저녁 7시 문화제가 진행된다.

김소연 희망광장 광장지기는 "절박하게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이 왜 싸우고 있는지 세상에 보다 적극적으로 알려 나가고자 광장에 모였다"며 "총선과 대선이 올해 치러지는 만큼 우리의 목소리가 정치권 담장 안으로도 퍼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미자유무역협정(15일)·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불법파견 판결(16일)을 주제로 한 기자회견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창근 전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기획실장은 "정리해고를 당하고 비정규직으로 일하면서 아팠던 이들이 먼저 광장을 열었다"며 "희망버스를 함께했던, 노동의 가치가 존중되는 세상을 바라는 많은 이들이 광장에 나와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