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시대다. 우리나라 신문지면은 분란으로 가득 채워진다. ‘왕따’로 불리는 집단 괴롭힘 때문에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은 대표적이다. 학교도, 학부모도, 사회도 갈등을 치유할 대안을 만들지 못했다. 교육당국은 집단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들의 문제로 치부하기도 한다. 용산참사와 쌍용자동차 구조조정 반대 옥쇄파업,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 같은 대규모 분규는 해결능력을 상실한 우리사회의 단면을 그대로 드러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최근까지 노동 전문위원으로 활약한 원창희 고용노동연수원 교수가 펴낸 <갈등관리의 이해>는 쉽게 읽는 ‘갈등해결법’이라 할 만하다. ‘갈등관리’라는 아카데믹한 용어를 썼지만 그리스신화나 우리의 백정설화 같은 이야기를 중심으로 갈등의 기원과 대처법을 찾았다. 이혼, 상속에서 동남권 신공항 유치갈등,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갈등 등 사례만 43개가 인용됐다.

물론 환경노동위원회 경험은 구체적인 사건의 내면을 들춰내기도 한다. 이를테면 쌍용차 사건에 대해 원창희 교수는 “상하이자동차에 넘겨진 것이 불행의 시작이었으며 금융위기에서 최대한 노력하지 않고 2009년 법정관리신청을 하면서 험난한 길에 들어섰다”고 말한다. “근로기준법에 있는 바와 같이 노조와 성실하게 협의하고 해고를 피하려는 노력을 다해야 한다. 그래서 근로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과 배려가 있다면 격렬한 저항에 부딪히지는 않을 것이다”는 평가와 함께다.

원 교수는 갈등을 대하는 자세를 바로 하길 권한다. 갈등은 상대방이 있기 마련. 그래서 그는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는 자세, 상대방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 갖기, 상대방이 주장하는 바가 아니라 속마음의 관심을 충족시키기, 갈등관리 역량을 갖춘 리더십 갖기를 갈등 해법으로 추천한다. 원 교수는 “이 책을 중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활용하길 바란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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