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훈 기자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자동차업계 교대제 개편 문제가 올해 노동시장 이슈로 떠올랐다.

고용노동부 장시간노동 실태조사와 이어진 완성차업계의 과도한 연장근로에 대한 시정조치가 10대 노동뉴스 공동 10위에 올랐다. 밤샘노동은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병폐로 지적돼 왔지만 올해처럼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됐던 적은 없었다.

5월 유성기업 사태를 계기로 제조업계 밤샘노동의 폐해가 사회적 의제로 던져진 데 이어 이채필 노동부장관이 완성차업계의 심야노동과 주야 맞교대 문제를 전면에 제기하면서 노동시간 단축은 우리 시대에 피할 수 없는 지상과제가 됐다.

노동부가 처음으로 공개한 제조업, 특히 자동차업계의 장시간 노동실태는 심각했다. 현대차·기아차·한국지엠·쌍용차·르노삼성차 등 국내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근로기준법으로 정한 연장근로 한도(주 12시간 이내)를 어기고 장시간 근로를 일삼아 온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 조사 결과 완성차업체 노동자들은 주중 연장근로와 휴일특근을 합쳐 주당 평균 55시간 이상 일하고 있었다. 전체 상용직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41.7시간)보다 무려 15시간 길었다.

한편 법정 한도를 넘어서는 과도한 연장근로를 시정하라는 노동부에 현대·기아차가 제출한 개선계획서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한 차례 반려되면서 자동차업계 교대제 개편 문제는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달 15일 2차 개선계획서를 제출했는데, 자세한 내용은 노동부와 회사측 모두 쉬쉬하고 있다.

내년 2월까지 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법처리 수순을 밟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노동부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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