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8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야권통합정당 참여와 지지를 결의했다. 2017년 대선 때부터 영구적으로 정책연대를 실시한다는 기존 정치방침이 대폭 수정된 것이다.

한국노총은 그동안 영구 정책연대를 최고수위의 정치세력화 방안으로 추진해 왔다. 2004년 녹색사민당 창당으로 추진했던 독자정치세력화 방안도 당시 총선에서 0.5%의 지지획득에 그치면서 실패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그런데 이날 한국노총이 결정한 것은 정당의 의사결정기구에 직접 참여한다는 점에서 정책협의나 일부 의원직·공직을 보장받는 영구 정책연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정치참여 방안이다. 한국노총은 97년 새정치국민회의와 정책연합을 했고, 2007년 한나라당과 정책연합을 맺었지만 복수노조와 노조 전임자임금 문제로 깨진 경험을 갖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야권통합정당 의결기구에 참여하게 될 경우 과거 정책연대보다 정책개입력이 훨씬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출범할 야권통합정당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한 가운데 한국노총이 야권통합정당 참여를 통해 노조법 개정이라는 성과를 이룰지 주목된다. 한국노총의 계획대로 되려면 내년 총선에서 야당의원들이 과반수 획득에 성공하거나,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

한편 야권통합정당 참여에 대한 반대가 한국노총 내부에서 만만치 않았던 만큼 정치방침 결정에 따른 내홍을 수습하는 것은 한국노총의 과제로 남게 됐다. 일부에서는 “정치 방침이 일부 인사나 야당의 정치적 욕심에 이용만 되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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