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훈 기자


마이크, 수첩에 볼펜, '조중동 방송은 반칙왕'이라고 적힌 손피켓까지. 파업 결의대회 나선 언론노동자 두 손이 바빴다. 연사의 발언을 꼼꼼히 적었고, 위원장 인터뷰를 카메라에 담았다. 받아 적고 또 묻기를 여러번. 기계를 멈추고 세상을 바꾸는 일도, 그 현장 촘촘히 기록해 남기는 일도 누군가에 미룰 순 없어 모두 제 몫이었다. 정론직필·공정방송 마르고 닳도록 되뇌던 그 말이 위기라기에 길에 나섰다. 세상에 없던 반칙, 특혜로 얼룩진 신규방송의 개국 행사장 앞을 찾아 모였다. 구호를 외쳤고 사진에 찍혔다. 취재를 당했다. 늘 서던 곳 반대편 자리였다. 펜이며 카메라 잠시 내려뒀지만 참언론 일구자던 그 다짐 내려둘 순 없어 깃발 올려 붙들었다. 1일 종합편성채널 방송이 시작됐다. 언론노동자가 파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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