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노조 선거에서는 사측의 한 관리자가 특정 후보의 추천을 당부하는 메일을 보냈다가 법원에서 부당노동행위로 200만원의 벌금을 선고받았습니다. 사측이 노조 선거에 개입했다는 제보 전화 녹취나 문자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눈 뜨고 당하는 일은 이제 없을 것입니다."

지난 2008년 노조 선거에 위원장 후보로 출마해 낙마했던 조태욱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은 9일 "KT노조 민주파는 항상 투표에서는 이겼지만 개표에서는 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02년과 2005년·2008년에 사측이 노조 선거에 개입했다는 사실·정황증거를 담은 30쪽짜리의 'KT 부당노동행위' 자료를 제시했다. 자료에는 △KT 부당노동행위 관련 법원 판결 △조합원의 전화·문자 등 각종 제보 △사측 관리자가 작성한 메일·메시지 △투·개표 과정에서의 부정선거 정황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평화인권연대·KT노동인권센터 등 노동·시민단체들은 공동으로 ‘KT노조 공정선거감시단’을 구성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T 사측의 부당노동행위와 선거 개입을 감시하고 중단시키기 위해 공동감시단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KT노조는 이달 중 위원장 선거를 공고하고 다음달 초께 새 위원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현 집행부와 KT민주동지회에서 각각 후보가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헌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사측의 탄압과 부당노동행위로 KT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한 뒤 여전히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에는 사측이 개입할 수 없도록 민주노총이 적극적인 감사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선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최소한의 절차적 민주주의도 보장하지 않는 KT 사측을 감시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아무개 조합원 징계 저지투쟁을 기점으로 공정선거감시단 활동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씨는 최근 다른 조합원에게 "부정선거를 막기 위해 민주후보의 (투·개표) 참관인이 돼 달라"고 호소하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가 사측으로부터 징계위원회(14일) 참석을 통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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