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버블경제 붕괴, 한국의 외환위기 그리고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돈이 넘쳐나는 사회'가 '돈이 모자라는 상태'(빈곤)를 낳는 모순된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일본과 한국의 반빈곤단체들이 서로 협력해 이 모순을 해결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유아사 마코토 일본 반빈곤네트워크 사무국장)

국제연합(UN)이 정한 세계 빈곤퇴치의 날(17일)을 앞두고 빈곤사회연대 등 국내 50여개 노동·시민단체들이 빈곤철폐를 위한 공동행동에 나선 가운데 일본 반빈곤단체들이 "경제위기와 빈곤 문제에 함께 대응하자"고 연대메시지를 보내와 눈길을 끌고 있다.

16일 빈곤사회연대에 따르면 일본 반빈곤네크워크 중앙사무국과 일본에서 왕성한 반빈곤활동을 펼치고 있는 아이치현 반빈곤네트워크는 최근 국내 반빈곤단체에 각각 연대서한을 보내왔다. 반빈곤네크워크 중앙사무국은 유아사 마코토 사무국장 명의로 보내온 서한에서 "세계 경제위기와 빈곤의 문제는 우리 모두가 함께 겪고 있는 현실"이라며 "월가 점령시위가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이때, 금융자본 규탄과 빈곤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함께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세계 빈곤퇴치의 날을 앞두고 이날 오후 일본 도쿄에서 '반빈곤 세상 바로잡기'라는 주제로 대중집회를 열기도 했다.

올해 초 '반빈곤집회 인(in) 아이치'라는 행사를 열면서 일본 내 반빈곤 활동의 중심으로 떠오른 '반빈곤네트워크 아이치'도 서한을 보내와 "지금은 양국 반빈곤단체들이 공통의 과제를 설정하고 실천을 통해 함께 성과를 공유하는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한국 반빈곤단체들이 요구하는 주거·생존권 확보나 노동권 보장, 홈리스 지원대책 마련 등은 일본의 과제이기도 하다"며 "시장근본주의와 신자유주의가 만들어 내는 노동의 유연화와 사회보장 후퇴를 막아 내기 위해서는 큰 연대운동이 필요하고, 그것을 한국 단체들과 함께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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