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확산 중인 미국 월가의 점령시위가 15일 한국에서도 열린다.

12일 민주노총과 투기자본감시센터에 따르면 국내 30여개 노동·시민단체들은 15일 오후 6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1%의 탐욕에 맞선 99%의 행동, 서울을 점령하라(OCCUPY SEOUL)' 행사를 개최한다. 지난달 17일 미국 뉴욕에서 시작된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는 세계적인 관심을 끌면서 다른 나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15일에는 월가 점령시위를 주도하는 인터넷 사이트인 '함께 점령하라(Occupy Together)'의 제안에 따라 주요 25개국 400여개 도시에서 동시다발 시위가 벌어진다.

우리나라에서는 민주노총·참여연대·보건의료단체연합 등 30여개 단체가 이날 행사를 기획했다. 페이스북에 'OCCUPY SEOUL 운동'을 추진하는 페이지가 개설되고 대학생 등록금 인하 문제를 다루는 사이트인 '등록금넷'에서도 대학생을 상대로 시위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시민과 누리꾼들의 자발적 참여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노동·시민단체들이 모여 행사를 준비하고는 있지만 행사 자체를 주도하는 것은 조합원·회원·시민들"이라며 "산하 조직에 노조 간부나 조합원의 자발적 참여를 요구했고, 조직적으로 참가결정을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금융소비자협회 등 금융 관련 시민단체들은 15일 본행사에 앞서 같은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에서 증권사 등 금융기관을 상대로 항의시위를 벌이는 '여의도를 점령하라' 행사를 개최한다.

이들 단체는 "99%의 시민들이 1%도 채 되지 않는 월가의 탐욕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거리로 나선 것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15일에 부패한 금융당국과 탐욕스런 금융자본이 밀집한 여의도를 점령해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빈곤사회연대·노들장애인학교 등 빈곤·철거·장애인 단체들도 같은날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노동권과 복지확대를 촉구하는 투쟁대회를 개최한 뒤 서울시청 앞 '서울을 점령하라' 행사에 참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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