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의 임금·단체협상이 오는 19일 재개된다. 지난달 27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가 교섭결렬을 선언한지 23일 만이다.

17일 현대차 노사에 따르면 김억조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오후 현대차 울산공장 내 지부 사무실을 찾아 “노사가 교섭을 다시 열어 올해 임·단협을 하루빨리 마무리하자”고 제안했다. 회사측은 교섭이 재개되면 임금인상안과 단체협약 개정안,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계획을 담은 별도 요구안,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시행안을 일괄적으로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사측의 이 같은 태도는 노사 갈등이 더 이상 극단으로 치달아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날 오후 열린 지부의 조합원 보고대회에서 연설을 하던 이경훈 지부장이 파업 결의를 밝히며 손도끼로 자신의 왼쪽 새끼손가락을 절단하는 사건이 벌어지는 등 노사 갈등이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손가락 봉합수술을 받고 현재 입원 중인 이 지부장은 “나의 문제로 조합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지부가 적극적으로 교섭에 나서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부도 소식지를 통해 “이 지부장은 자신의 손가락을 잘라 성실교섭과 조합원의 단결을 호소한 것”이라며 “회사측이 22일 중앙노동위원회 쟁의조정이 만료되기 전까지 파격적인 안을 내놓지 않으면, 강력한 투쟁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지부는 이날 오후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오는 20~21일 주말 특근을 거부하고, 오는 24일 조합원들을 상대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이기로 결정한 상태다.
지난 6월 교섭에 돌입한 노사는 지금까지 18차례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특히 올해부터 적용되는 타임오프 시행안에 대한 이견으로 교섭이 결렬된 바 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