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올해 임금·단체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임금인상 등을 둘러싼 노사의 신경전이 팽팽하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와 기아차지부 모두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을 낸 상태다.

15일 노동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현대차 회사측은 16일 오후 2시 울산공장 본관 희의실에서 19차 임·단협 교섭을 열자는 내용의 공문을 현대차지부에 보냈다. 하지만 지부는 회사측의 교섭재개 요청을 거부했다. 지부 관계자는 “회사측이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를 포함한 진전된 임·단협안을 일괄적으로 제시하겠다는 입장을 내놔야 교섭을 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7일 지부의 협상 결렬선언 이후 이어지고 있는 교섭 공백상태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지부는 이달 9일 임시대의원대회서 쟁의발생을 결의한 데 이어 10일 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하는 등 파업수순을 밟고 있다. 오는 22일 전체 조합원을 상대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일 계획이다.

지부는 올해 교섭에서 △임금 15만611원(기본급 대비 8.76%) 인상 △차장급까지 노조가입 확대 △상여금 800%로 인상(현재 750%) △퇴직금 누진제 실시 △정년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핵심 쟁점인 타임오프 적용에 대해서는 “유급 근로시간면제자와 무급 전임자를 합친 숫자가 현행 전임자수인 230여명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아차지부도 파업절차를 밟고 있다. 지부는 12일 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한 뒤 안전·복지부문을 제외한 모든 노사협의를 중단했다. 13~15일에는 일부 공장에 예정돼 있던 특근을 거부했다. 지부는 회사측의 추가 제시안이 없을 경우 이번주 중으로 대의원대회를 소집해 쟁의발생을 결의할 예정이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달 22일 △기본급 9만원 인상 △성과급 300%+400만원(비정규직은 490만원) △격려금 300만원 지급에 잠정합의했다. 주간연속 2교대제 실시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 열흘간 전 공장 시범운영 등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 같은 내용의 잠정합의안은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찬성률 47%로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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