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지부장 이경훈)가 올해 임금·단체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에 대한 노사 이견이 좀체 좁혀지지 않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27일 오후 울산공장에서 18차 교섭을 열었다. 하지만 타임오프에 대한 이견으로 이날 교섭은 시작된 지 5분 만에 중단됐다. 이경훈 지부장은 회사측이 제시한 타임오프 관련 안에 대해 “회사측안을 받지 않은 것으로 하겠다”며 교섭결렬을 선언했다.

노사는 타임오프 적용 방식에 대해 ‘기아차 방식’을 적용한다는 데 사실상 교감을 이룬 상태다. 유급 근로시간면제자 외에 무급 전임자의 활동을 인정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타임오프 적용규모에 대해서는 현격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회사는 전날 열린 실무협상에서 유급 근로시간면제자 26명, 무급 상시전임자 79명, 기간전임(근태 활용) 25명을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지부는 유급 근로시간면제자와 무급 전임자를 합친 숫자가 현행 전임자수인 230여명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타임오프에 대한 입장차가 크다 보니 정년연장이나 임금인상과 같은 다른 안건은 심의조차 되지 않은 상황이다.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가 여름휴가 기간인 것을 감안하면 협상 장기화가 예상된다. 지부는 현재 중앙노동위원회 쟁의조정 신청과 조합원 총회, 쟁의발생 결의시점을 검토 중이다. 다음달 9일 임시대의원대회를 기점으로 쟁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노사는 일부 단협을 개정하기로 했다. 이른바 ‘고용 세습’ 논란을 불러온 단협 23조 채용 및 심원보증 갱신 조항에 대해서는 별도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조합원 자녀 장학제도는 시·도교육감이 인가한 대안학교에도 학자금을 지원하고, 장애인 자녀 교육비 지급액을 연간 360만원에서 480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상해보험 사망보장금도 상향된다.

구체적인 임금인상 액수는 거론되지 않고 있다. 현대차가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 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동종업계 인상액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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