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 사태를 계기로 밤샘노동과 노동자 건강 문제가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금속노조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환경재단 사무실에서 ‘금속노동자 수면장애 실태조사 결과발표 및 주간연속 2교대제의 사회적 쟁점’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제조업, 특히 자동차업계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완성차업체 노사가 교대제 개편논의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발제를 맡은 하영철 노조 정책국장은 “현대차나 기아차 같은 완성차업체가 주간연속 2교대제를 동시에 시행하지 못하면, 이들 업체에 납품하는 부품업체들은 현행의 주야 맞교대 시스템을 정비하기가 사실상 어렵다”며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을 위한 완성차 노사 차원의 출구전략이 마련돼 시행돼야 하며, 부품사들은 완성차업체의 제도 시행에 대비해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김태욱 변호사(금속노조 법률원)은 “교대근무제는 장시간·야간근로를 심화시키면서 근로기준법의 각종 원칙들을 무력화할 우려가 크다”며 “교대제는 철강이나 석유정제 분야와 같이 사업의 특성상 부득이한 영역이나 전기·가스 같은 공익적 성격이 큰 영역에 제한적으로 사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금속노조 소속 교대근무 조합원 1천773명과 비교대근무 조합원 267명을 상대로 진행한 ‘수면장애 실태와 노동환경’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대근무 노동자 10명 중 7명 이상이 불면증과 같은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대근무자의 78% 가량이 “지난 한 달간 수면의 질이 나빴다”고 응답했고, 야간교대자의 경우 90%가 같은 대답을 했다.

교대근무자 10명 중 6명은 주간 졸림증을, 10명 중 7명 이상은 불면증을 겪고 있었다. 졸림증이나 불면증 같은 수면장애 증상 중 어느 한 증상이라도 겪고 있는 교대근무자는 전체 응답자의 84.15%에 달했다. 조사에 응한 노동자들은 심야노동의 문제점으로 건강 문제(44.8%)와 수면부족·수면장애(33.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초과노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연장근무수당 없이는 생활이 힘들어서”(62.2%)라는 응답이 많았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2.9%)은 “노동시간 단축을 빌미로 임금이 삭감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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