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의 조직률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2년6개월 사이 62개 노조 5만4천여명의 조합원이 민주노총을 탈퇴했다. 복수노조 시행과 맞물려 조직이탈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민주노총의 조직화 전략에 대한 재점검이 시급해 보인다.

16일 <매일노동뉴스>가 노동계 자료를 분석해 지난 2009년 1월부터 이달 15일까지 민주노총을 탈퇴한 사업장과 조합원 규모를 집계한 결과다. 집계 결과에 따르면 매년 적지 않은 노조가 민주노총의 품을 떠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09년 32개 노조 3만8천416명, 지난해 23개 노조 6천430명, 올 들어 6월까지 7개 노조 9천500여명이 민주노총을 탈퇴했다. <표 참조>
 


2009년 민주노총 탈퇴 러시는 조직력이 급감한 IT연맹이 이끌었다. KT노조를 시작으로 자회사 노조들이 줄줄이 민주노총을 이탈했다. 대규모 정리해고가 단행된 쌍용자동차에서도 민주노총 탈퇴 투표가 진행됐다. 공공운수연맹(현 공공운수노조 준비위원회) 소속 사업장에서도 탈퇴가 이어졌다.

지난해부터는 금속노조 소속 사업장의 노조의 탈퇴가 급증했다. 영세업체부터 중견업체까지 탈퇴 사업장 규모도 다양해졌다. 주로 △정리해고(대림자동차) △아웃소싱(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상신브레이크) 관련 노사갈등을 동반했다. 같은해 보건의료노조에서는 건국대병원이, 민간서비스연맹에서는 그랜드코리아레저와 롯데호텔 같은 주요 사업장이 탈퇴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올 상반기 민주노총을 탈퇴한 최대 노조는 서울지하철노조다. 제3노총을 표방하며 친정인 민주노총에서 떠났다. 금속노조 소속 노조의 탈퇴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까지 노사가 갈등 중인 구미 KEC에서는 조합원 600여명 중 400여명이 금속노조를 탈퇴했다. 중견 유통업체인 롯데미도파도 민주노총을 떠났다.

같은 기간 민주노총에 가입한 노조도 있다. 최대 조직으로는 12만명에 달하는 공무원노조를 들 수 있다. 옛 전국공무원노조·민주공무원노조·법원공무원노조는 단일 노조로 통합한 뒤 2009년 민주노총에 가입했다. 하지만 전공노는 줄곧 민주노총 소속이었고, 민공노는 민주노총에서 이탈했다가 다시 복귀했다. 이렇게 볼 때 민주노총에 순수하게 새로 가입한 노조는 조합원수 1만명이 채 안 되는 법원공무원노조 정도다.

민주노총에 새로 가입하는 노조·조합원에 비해 탈퇴하는 노조·조합원의 수가 압도적인 상황이다. 복수노조 시행과 맞물려 노조 내부의 분열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민주노총이 ‘조직 사수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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