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 사태를 계기로 ‘밤샘노동 폐지’를 뼈대로 한 자동차업계의 주간연속 2교대제 논의에 사회적 관심이 쏠린 가운데 국내 최대 완성차업체인 현대자동차 노동자의 57%가 “고정월급제가 보장된다면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으로 노동강도가 높아지는 것을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가 지난달 울산 1·2·3·4·5공장과 아산·전주공장, PT·소재·생기·통합·시트·남양·정비부문 조합원 2천310명을 설문조사해 9일 발표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주간 2교대제로 전환해 노동시간이 줄고 고정월급제(현재는 시급제)가 보장된다면, 현재보다 노동강도가 높아지는 것을 수용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6.9%가 수용 가능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일한 만큼 급여가 오르고, 일이 없으면 급여가 줄어드는 현행 시급제가 안정적인 월급제로 전환된다면, 주간 2교대제 도입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수용불가 입장은 34.0%로 집계됐다.

현재의 노동강도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8.8%가 힘들다거나 다소 힘들다는 의견을 보였다. 적정하다는 의견은 34.4%, 여유 있다는 답변은 6.5%에 그쳤다. 이와 관련해 “노동강도를 지나치게 높이지 않게 하려면 앞으로 어떤 투자가 필요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60.3%가 생산설비 증설을, 31.9%가 인원추가 투입을 꼽았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 교섭에서 생산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시간당 생산대수(UPH)를 올리고, 이를 위해 회사측이 설비투자를 늘리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회사는 울산 1~5공장과 아산공장에서 30UPH를 올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를 위해 2천629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교섭에서 노사는 노동자 1명이 1시간 동안 할 수 있는 작업분량인 맨아워(M/H) 산정기준과 시행방안을 올해 6월까지 마련하고, 산정된 맨아워 기준에 따라 여유인력을 배치전환한다는 데 합의했다. 생산라인 간 균형을 맞추기 위해 물량이 적은 공정의 인원을 다른 공정으로 보내거나, 물량 자체를 재분배하겠다는 구상이다. 라인 간 노동강도의 평준화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66.3%가 “맨아워 기준 수립시 공장 및 공정간 편차 조정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주간연속 2교대를 연구하는 노사의 근무형태변경추진위원회가 집중해야 하는 분야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36.9%가 “현재 인원의 총고용 보장”을 택했다. 주간연속 2교대 시행을 위해 당부하고 싶은 것으로는 응답자의 46.3%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빠른 시일 내 제도 도입”을 원했고, 응답자의 16.3%가 “임금 저하와 노동강도 강화 없는 제도 도입”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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